희망나무에게

by 노정

희망나무에게


삶이 힘들었던 어느 날,

무심코 집 옆 공원을 걷다가

커다란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았다.


마음이 텅 빈 듯한 그날,

고개를 들어 나무 위를 바라보았다.

그곳에, 이름 모를 작은 식물이

초록을 한껏 머금은 채 자라고 있었다.


놀라웠다.

흙에 뿌리도 내리지 못한 채,

물도 넉넉지 않은 나무 기둥에 기대어

푸르르고 생기 있게 자라는 모습이.


나는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

그 식물 앞에서 조용히 다짐했다.

나도 이 힘든 시간을

그처럼 꿋꿋이 견뎌보자고.


그리고

그 이름 모를 식물에게

‘희망나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해,

지칠 때마다 그 나무를 찾아갔다.

그때마다 나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결국 나는

그 시절의 시간을 견뎌내어

쉰둘에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다.


지금도 그 식물은

공원의 커다란 나무에 기대어

파란빛을 머금은 채

조용히, 그러나 힘차게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내가 먼저

그 나무에게 인사한다.


“희망나무야,

오늘도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