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시즌 메이저리그를 상징할 숫자들 (1)

by 박민규

앨버트 푸홀스 ⓒ NBC 스포츠 시카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2시즌이 끝나고 어느덧 2023시즌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노사 단체협약(CBA)에 합의하지 못해 99일간 사무국의 직장폐쇄가 진행되어 정상적인 개막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다행히 3월 11일(이하 한국 시간),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새로운 협약에 합의하면서 시즌이 단축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눈 앞의 이익만을 좇는 그들의 모습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2022시즌 펼쳐진 여러 이야기들은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2022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한 앨버트 푸홀스와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미겔 카브레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고 애런 저지와 오타니 쇼헤이의 뛰어난 활약은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이 밖에도 더스티 베이커는 감독이 된 1993시즌 이후 29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으며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콩라인’이었던 폴 골드슈미트 또한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MVP를 수상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 만으로 끝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성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존재한다. 타자는 타석이, 투수는 던지는 공 1구가 쌓여 기록을 만들고 그 기록은 숫자로서 판단된다. 다시 한 번 수많은 기록이 만들어졌던 2022시즌. 과연 2022시즌을 상징할 수 있는 숫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703홈런

2021년 5월 14일, 푸홀스는 메이저리그 데뷔 21년 만에 방출의 수모를 맛봤다. LA 에인절스에서 방출된 푸홀스는 그러나 LA 다저스와 새롭게 계약하며 현역 연장의 기회를 얻었다. 이적 후 좌완 상대 OPS .953 10홈런을 기록하며 다저스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은 푸홀스는 베테랑 타자로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2022시즌 종료 후 은퇴를 예고한 푸홀스는 자신의 친정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1년 계약(250만 달러)을 맺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은퇴를 선언한 푸홀스의 통산 700홈런 달성 여부였다. 2021시즌까지 통산 679홈런을 기록하고 있던 푸홀스에게 700홈런까지 남은 홈런은 21개. 선수 생활의 막바지에 다다른 푸홀스에게는 쉽지 않아 보였다.


실제로 지난 시즌 전반기까지 푸홀스는 타율은 .215, 홈런은 6개에 그치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는 달랐다. 7월 마지막 6경기에서 타율 .381(21타수 8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푸홀스는 8월과 9월, 타율 .312 OPS 1.098 17홈런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대폭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후반기, 푸홀스는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던 2000년대의 그 모습으로 되돌아간 듯 했다.


그리고 현역 연장의 기회를 준 다저스의 홈 구장 다저스타디움에 방문한 지난해 9월 24일, 푸홀스는 통산 700홈런 고지에 발을 딛었다. 경기 시작 전 다저스에게 감사함을 표현한 푸홀스는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앤드류 히니의 가운데 몰린 94mph 패스트볼을 통산 699호 홈런으로 연결했다. 홈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4회초, 푸홀스의 방망이는 다시 한 번 불을 뿜었다. 필 빅포드가 던진 몸쪽으로 떨어진 슬라이더는 좌측 담장 밖으로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역대 네 번째 통산 700홈런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홈런 3개를 더 추가한 푸홀스는 통산 703홈런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마감했다. 이로써 푸홀스는 베이브 루스(1934시즌)와 행크 애런(1973시즌) 그리고 배리 본즈(2004시즌)에 이어 역대 3명 뿐이었던 통산 700홈런 명단에 네 번째로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어쩌면 마지막 700홈런 달성자일 가능성이 높은 푸홀스는 그렇게 22년간의 치열한 생존 경쟁 끝에 메이저리그라는 정글을 떠났다.


3088안타

푸홀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대표하는 1루수였던 카브레라 역시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했다. 2021시즌 통산 500홈런을 돌파했던 카브레라는 지난 시즌 마침내 통산 3000안타를 달성했다. 지난해 4월 21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3000안타에 하나만을 남겨뒀던 카브레라는 3일 후인 24일, 홈에서 콜로라로 로키스를 상대했다. 그리고 1회말 첫 타석에서 곧바로 안타를 때려내며 통산 3000안타를 달성해냈다.


올 시즌 101안타를 기록한 카브레라의 통산 안타는 3088개. 메이저리그 역사상 통산 3000안타를 달성한 선수는 33명으로 그 중 카브레라는 역대 24위에 해당한다. 이미 통산 안타 순위에서 웨이드 보그스(3010), 로드 커루(3053), 리키 헨더슨(3055), 크레익 비지오(3060) 등과 같은 당대의 타자들 위에 자리한 카브레라는 안타 2개를 더 추가하면 스즈키 이치로(3089)를 넘어서게 되며 다가오는 2023시즌 꾸준히 경기에 나올 수 있다면 칼 립켄 주니어(3184)가 위치한 역대 15위까지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000안타와 함께 통산 2루타 600개를 넘긴 카브레라는 또 하나의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바로 3000안타-600 2루타-500홈런 동시 달성자가 된 것. 지난 시즌까지 통산 3088안타-607 2루타-507홈런을 남긴 카브레라 외에 메이저리그 역사상 해당 기록을 모두 달성한 타자는 애런(3771-624-755)과 푸홀스(3384-686-703) 뿐이다.


올해 4월 만 40세가 되는 카브레라는 야구 선수로서 황혼기를 보내고 있다. 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년간 장타율이 .385에 그치고 있는 카브레라는 이제 더 이상 전성기 시절과 같은 타격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전설을 만들어낸 카브레라가 과연 어떤 마무리를 보여줄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카브레라는 2023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다.


62홈런

2022시즌은 저지의 해였다. 저지는 지난 시즌 출루율, 장타율, OPS, 조정 OPS, 홈런, 타점, 득점, 총루타, 승리기여도 등 다수의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저지의 wRC+(조정 득점창출력)는 207로 라이브볼 시대 이후 단일 시즌에서 저지 이상의 wRC+를 기록한 타자는 루스, 로저스 혼스비, 루 게릭, 테드 윌리엄스, 미키 맨틀 그리고 본즈 뿐이다. 이러한 압도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저지는 2017시즌 놓치고 말았던 MVP를 처음으로 손에 쥐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저지의 기록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바로 62홈런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60홈런을 달성한 타자는 저지를 포함해 6명. 그러나 금지약물 복용이라는 주홍글씨가 따라다니는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를 제외한다면 순수하게 60홈런 고지에 오른 이는 루스와 로저 매리스 그리고 저지 뿐이다.


저지의 62홈런이 더욱 각광받는 이유는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저지가 홈런 기록을 새로 쓰기 전까지 아메리칸리그의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의 주인공은 로저 매리스였다. 1961시즌 매리스가 61홈런을 기록하며 60홈런의 루스를 넘어선 것과 같이 지난 시즌 저지 또한 62홈런으로 61년 만에 매리스를 뛰어넘어 홈런의 역사를 새로이 썼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신분이 되었던 저지는 9년 3억 60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으로 양키스에 남게 되었다. 고향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계약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실제로 협상이 순조롭게 진전되는 듯 했지만 저지는 연평균 4000만 달러를 보장해준 양키스에 남는 길을 선택했다. 연평균 4000만 달러는 역대 야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으로 저지보다 더 많은 평균 연봉을 받는 선수는 저스틴 벌랜더와 맥스 슈어저 뿐이다(4333만 달러).


지난해 12월 22일, 재계약을 통해 계속해서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된 저지는 양키스의 공식적인 주장으로 선임되었다.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주장을 맡았던 데릭 지터의 은퇴 이후 8년 만이었다. 기자 회견 당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라며 주장 선임에 대한 소감을 표현한 저지가 과연 역대 16대 주장으로서 양키스에게 우승을 안겨줄 수 있을까.


15승-34홈런

오타니는 지난 시즌을 통해 완전히 현대 야구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MVP를 수상했던 2021시즌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지난 시즌 특히 마운드에서 더욱 발전된 기량을 보여준 오타니는 팬그래프 기준 WAR 9.5를 기록, AL MVP 2위, 사이영상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무관에 그치긴 했으나 지난 시즌 오타니의 활약은 전무후무 그 자체였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을 통해 다시 한 번 루스를 소환했다. 지난 시즌 오타니는 투수로서 15승을 거두고 타자로서 34홈런을 때려냈는데 한 시즌에 두 자릿수 승리와 두 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가 등장한 것은 1918시즌 루스(13승-11홈런) 이후 104년 만이었다. 두 기록의 위대함에 대한 우열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나 오타니의 경우 모든 기술과 이론이 정립된 현대 야구라는 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달성한 결과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2일, 에인절스와 오타니가 연봉 조정을 피해 합의한 올 시즌 연봉은 3000만 달러. 지난 시즌 오타니의 연봉은 550만 달러로 올 시즌 그의 연봉은 연봉 조정 자격을 갖춘 역대 선수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자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3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모두 17명으로 그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이는 만 28세의 오타니다.


오타니는 올 시즌 종료 후 FA가 된다. 그리고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오타니가 FA 시장에 나왔을 때 과연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 유명 에이전트 9명의 예상을 전했다. 대부분 오타니의 몸값이 총액 5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더불어 연봉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오타니였지만 최근 언론을 통해 최고 대우를 받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에 유명 에이전트들의 예상이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은 매우 크다. 오타니가 자신의 원하는 수준의 계약을 맺기 위해선 올 시즌의 활약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꾸준하게 투타겸업 선수로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라 할 수 있겠다.


111승 51패

지난해 정규시즌, 메이저리그의 지배자는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승리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다저스는 5월까지 33승 16패 승률 .683을 기록, 메이저리그 전체 2위를 유지하며 시즌 초반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여주던 양키스(34승 15패, .694)의 기세를 무섭게 뒤쫓았다. 6월에는 선발진의 한 축이었던 워커 뷸러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고 그 해 시즌 가장 낮은 월간 승률인 .538에 그쳤지만 다저스는 그 위기를 손쉽게 이겨내는 정규시즌의 강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다저스는 모두가 지치기 시작한 시기에 가장 빛났다. 무더워지는 7월과 8월, 54경기에서 다저스의 패배는 단 11경기에 불과했다. 7월 승률 .808과 8월 승률 .786은 각각 팀 역대 7월 승률 2위, 8월 승률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43승 11패를 기록하며 차곡차곡 승리를 적립한 다저스에 비해 양키스는 23승 31패로 페이스가 많이 뒤떨어진 상태였다. 두 팀의 차이를 결정지은 것은 바로 뎁스의 두터움이었다.


후반기 들어 역대급 페이스를 보여준 다저스는 111승 51패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111승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네 번째로 많은 단일 시즌 승수이자 1906시즌 시카고 컵스(116승) 이후 내셔널리그 최다승이었다. 이렇게 역사적인 기념비를 세운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1번 시드 자리를 확보하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러나 다저스의 행진은 정규시즌에서 멈췄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제일 유력해 보였던 다저스는 그러나 와일드카드에서 제이콥 디그롬과 맥스 슈어저를 앞세운 뉴욕 메츠를 꺾고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다저스는 같은 해 정규시즌에서 샌디에이고 상대 14승 5패를 기록했고 특히 마지막 12경기에서는 9승 3패로 더욱 압도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인 탈락이었다. 새로운 역사를 써낸 다저스의 2022시즌은 그렇게 실패로 남고 말았다.


26.2세

2021년 클리블랜드는 큰 결정을 내렸다. 107년 만에 팀명을 바꾸기로 한 것. 클리블랜드는 인디언스 대신 가디언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이름을 달고 시작한 지난 시즌.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2021시즌과 비교해 큰 전력 보강도 없었기 때문. 개막전 직전 팀의 기둥인 호세 라미레스와의 연장 계약(7년 1억 4100만 달러)이 전부였다. 클리블랜드가 믿을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젊은 선수들의 패기 뿐이었다.


그러나 젊은 수호자들의 패기는 생각보다 강력했다. 전반기까지 46승 44패로 5할 승률 문턱에 간신히 서있던 클리블랜드는 8월 들어 무서운 기세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8월부터 시즌 종료까지 클리블랜드는 40승 21패, 승률 .656로 같은 기간 클리블랜드보다 더 높은 승률을 기록한 팀은 LA 다저스(.705), 휴스턴(.661), 애틀랜타 브레이브스(.661) 뿐이었다. 특히 9월과 10월에는 155득점을 기록하며 양키스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공동 2위였으며 평균자책점 또한 2.83으로 휴스턴(2.35)에 아메리칸리그 2위였다. 당시 휴스턴(.710)과 함께 7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팀은 바로 클리블랜드(.706)였다.


막판 스퍼트를 통해 정규시즌 성적을 끌어올린 클리블랜드는 2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클리블랜드의 평균 팀 연령은 26.2세. 1970시즌 신시내티 레즈(25.9세) 이후 가장 평균 연령이 어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시작은 산뜻했다. 클리블랜드는 후반기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마운드의 기세를 모아 와일드카드에서 만난 탬파베이를 2승 무패로 꺾었다. 그들이 탬파베이 상대 허용한 실점은 단 한 점 뿐이었다.


비록 디비전시리즈에서 양키스를 만나 탈락의 아픔을 맛봤지만 클리블랜드는 4차전까지 2승 2패로 동률을 만들어내며 ‘악의 제국’을 절벽 끝까지 몰아붙였다. 단기전에서는 홈런이 경기 분위기를 크게 좌지우지하는데 클리블랜드는 양키스에 비해 홈런 숫자가 매우 적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양키스가 9홈런을 몰아친데 반해 클리블랜드는 3개에 그치고 말았다.


그럼에도 클리블랜드는 지난 시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을 만들어냈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는 팀을 지구 1위에 올려놓음과 동시에 2018시즌 이후 4년 만에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 시즌의 값진 경험을 더한 젊은 수호자들의 패기는 올 시즌을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228.2이닝

메이저리그는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선발투수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 요구되었지만 최근에는 적은 이닝을 던지더라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덕목으로 꼽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선발투수들이 소화하는 평균 이닝은 과거에 비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샌디 알칸타라는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투수다. 지난 2017년 12월, 세인트루이스에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알칸타라는 2019시즌 197.1이닝, 2021시즌 205.2이닝을 소화하면서 이닝이터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잠재력을 폭발시킨 알칸타라는 지난 시즌, 만장일치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개인 통산 첫 번째이자 팀 역대 첫 수상이었다.


알칸타라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이면서도 꾸준한 투수였다.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228.2이닝을 소화하면서도 평균자책점은 2.28로 훌리오 우리아스(2.16)에 이어 2위였다. 특히 5월부터 7월까지 13경기 연속 7이닝을 던진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은 1.31, 피홈런은 단 3개 뿐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13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기록한 선발투수는 2014시즌 데이빗 프라이스(14)와 펠릭스 에르난데스(16) 그리고 클레이튼 커쇼(17) 이후 알칸타라가 처음이었다.


지난 시즌 알칸타라의 활약은 과거 에이스들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었다. 단일 시즌 6번의 완투와 더불어 225이닝 이상 소화한 선발투수의 등장은 2016시즌 크리스 세일(6완투, 226.2이닝) 이후 6년 만이었다. 2020년대 들어 단일 시즌에서 완투 6번을 기록한 투수는 알칸타라가 처음이며 2010년대 이후로 기간을 넓게 잡아도 8번째에 불과하다. 과연 알칸타라는 지난 시즌과 같은 활약을 꾸준히 보여줄 수 있을까.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던 생물종을 다시 발견한 생물학자의 심경이 현재 알칸타라를 바라보는 우리들과 같지 않을까.


기록 참조 :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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