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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Oct 26. 2020

[월말세일] 008호 스낵 컬쳐 (상)


들어가는 말


    스낵 컬쳐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스낵처럼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 짬을 내어 간단히 향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말한다. 현대인의 바쁜 일상과 분주한 출퇴근 시간의 틈새를 공략하여 굳이 따로 문화생활을 위한 시간을 내지 않아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책이나 영화, 예능, 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짧은 시간 안에 즐길 수 있는 것이 스낵컬쳐의 최대 장점이다.

    스낵 컬쳐는 초기에 지하철이나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음악회 등으로 시작했으나 2010년에 들어 개인마다 스마트 기기가 보급되면서 최근에는 웹소설, 웹예능, 웹 드라마 등 모바일로 즐기는 다양한 컨텐츠들로 그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웹 기반 콘텐츠들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흥행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이번 주 칼럼은 최근의 스낵 컬쳐 동향을 웹 기반 단편영화, 웹소설, 웹예능, 인스타툰, 오디오북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단편영화의 반격, 대중들의 여가시간을 노리다!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출·퇴근 시간, 등·하교 시간, 식사시간 등 혼자 있는 시간을 활용하여 스마트 기기를 통해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쉽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스낵컬쳐’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10분~15분 내외로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웹 기반 콘텐츠가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장편영화에 밀려 대중들에게 외면받았던 단편영화 또한 짧은 시간 안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스낵컬쳐 콘텐츠로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단편영화는 상영시간이 짧다는 특성상, 상업영화관보다는 주로 영화제나 복합문화공간, 독립서점, 카페 등 대안 상영 창구를 통해 공개된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영화제와 대안 상영 창구의 운영이 어려워지자 단편영화 배급사들은 온라인을 통해 단편영화를 공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OTT 서비스 플랫폼 왓챠는 단편영화 카테고리를 개설하여 로맨스,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 단편영화 271편을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성경 배우가 연기하고 이충현 감독이 연출을 맡은 단편영화 <하트어택>을 단독 공개하기도 했다. 왓챠 뿐만 아니라, MZ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숏폼 콘텐츠의 대표 플랫폼 틱톡에서도 실험적인 방식을 통해 단편영화를 공개하고 있다. 틱톡은 ‘세로형 1분 단편영화 쇼케이스’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손을 잡고 1분 이내의 단편 영화 10편을 공개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단편영화가 대중화됨에 따라 기업에서도 마케팅의 일환으로 단편영화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랑콤은 배우 수지와 김지운 감독이 참여한 단편영화를 통해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동안 여성의 행복을 지지하고 응원해온 랑콤은 ‘여성 내면의 자신감’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 <내 물건이 너의 집에 남아 있다면 헤어진 게 아니다>를 제작하고 카카오 TV 채널을 통해 단독 공개했다. 랑콤은 지난 2018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배우 안소희와 배우 연우진이 참여한 단편영화 <아노와 호이가>를 공개한 적이 있다. 이처럼 랑콤은 단편영화를 통해 여성의 과거와 현재를 응원하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짧은 시간 동안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대중들이 늘어나면서 단편영화에도 긍정적인 소식이 들리고 있다. 단편영화를 제공하고 있는 왓챠는 단편영화 이용량이 매달 5~10%씩 꾸준히 오르고 있었으며, 코로나 19 이후에는 3월 이용량이 전달보다 40% 늘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다양한 단편영화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중들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대중들에게 더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각인되어 가고 있다.



바야흐로 이제는 웹소설의 시대 


    2000년대 초반 컴퓨터를 중심으로 시작된 인터넷 소설은 2010년대에 ‘웹소설’이라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장문의 텍스트를 읽는 일반 문학작품이나 기존의 인터넷 소설과 달리, 현재 웹소설 플랫폼에서는 일주일에 1회 혹은 2회에 걸쳐 2분~5분의 짧은 텍스트와 함께 일러스트를 넣는 형식으로 연재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소설을 접할 수 있는 기기가 다변화 되었고, 웹소설 플랫폼과 어플리케이션의 다양화로 인해 온/오프라인에서도 쉽게 웹소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와 함께, 무료로 웹 소설 이용자뿐만 아니라 유료로 콘텐츠를 구매하는 이용자들이 등장하면서 웹 소설 시장의 성장도 가속화 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 소설 시장 규모는 2013년 100억원대에서 2019년에는 5000억원을 달성하며 5년 사이에 20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웹소설 시장은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 웹소설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웹소설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KT에서는 콘텐츠 계열사 ‘스토리위즈’를 통해 웹소설, 웹툰 사업에 100억원을 투자하며 본격적인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고, 전자 책 유통업체인 리디 북스에서는 웹 소설 플랫폼 ‘리디 스토리’를 통해 웹 소설 시장에 발을 들였다.    

웹 소설은 OSMU 활용의 가능성이 장대하기 때문에 기업 측에서도 투자가치를 지닌다. 특히,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영화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성균관 스캔들’,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의 유명 드라마도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더불어, 플랫폼의 발달로 인해 누구나 쉽게 웹소설을 연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웹 소설 콘텐츠가 생기고 있다. 네이버에서는 2020 네이버웹툰, 소설 지상 최대 공모전’을 개최하며 웹소설 콘텐츠 생산을 독려하고 있다.


    국내 대형 웹소설 콘텐츠 업체들은 해외 시장 진출에 뜻을 보이기도 했다. 베트남 미디어 그룹인 ‘예원(yeah1’)과 국내 콘텐츠 전문기업 ‘피플앤스토리’는 연내 베트남에 K웹소설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카카오페이지에서는 영미권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에 대한 투자와 함께 파트너십을 맺어 북미 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하는 기회를 가졌다. 최근에는 웹 소설이 ‘챗픽션’이라는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 ‘챗 버블’이라는 문자 메시지 형태의 짧은 웹소설로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준다. 2000년대 초반 시작된 ‘인터넷 소설’은 이제 ‘웹 소설’을 거쳐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콘텐츠 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향후 웹소설 시장의 행태가 기대될 따름이다.   



내가 알던 연예인들이 모바일에? 점차 판을 키워가는 웹예능


    웹예능이란 TV에서 방송되던 기존의 방송 체계에서 벗어난 모바일, 인터넷 기반의 방송을 통한 예능 프로그램을 말한다. ‘비주류’로 취급받던 모바일 기반 방송들이 이제는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2015년 tvN의 ‘신서유기’가 조회수 2천만 건을 기록하며 웹예능의 새 길을 개척했고 이후 웹예능 산업의 강세는 꾸준히 이어져, 2018년 국내 1세대 웹예능인 피키캐스트의 ‘ㅇㄱㄹㅇ’은 누적 조회수가 총 2억 4000만 회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MZ세대들의 숏폼 콘텐츠에 대한 선호가 높아짐에 따라 더욱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매체 특성 상 시청 시공간의 제약이 적은 것은 물론이고, 소재 및 장르, 형식에 국한되지 않아 다채로운 콘텐츠가 다수 제작될 수 있다는 것이 웹예능의 강점이다. 이러한 특징에서 비롯되어 제작된 기존과는 다른 독특한 콘텐츠들은 시청자들의 소구점이 되기에 충분했다. 웹예능은 전체 제작비가 기존 TV 기반 방송에 비해 확연히 저렴하고 PPL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제작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산업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징을 통해 점차 성장세를 탄 웹예능 산업은 타 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유튜브 웹예능인 ‘네고왕’을 통해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BQ’는 이후 매출이 수직 상승하고 앱 가입자도 8배 이상 증가하는 큰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짧고 간편한 콘텐츠 시청을 선호하는 MZ세대들을 공략하기 위해서  ‘웹예능’ 은 효과적인 수단을 넘어 필수적인 마케팅 수단이 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기존에 TV에서 주로 보이던 연예인들의 활동 반경이 모바일로 확대되고 있다. 방송 계의 대가인 이경규, 이효리까지 웹예능에 출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웹예능 산업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국내 모바일 플랫폼 기반 콘텐츠들이 점차 본격적으로 웹예능 사업을 확대할 방침임에 따라 국내 콘텐츠 산업이 큰 변화를 겪을 예정이다.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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