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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Oct 26. 2020

[월말세일] 008호 스낵 컬쳐 (하)

그냥 스낵말고, 내가 좋아하는 스낵 : 인스타툰


    스낵컬쳐의 대표주자라 하면 다들 웹툰을 떠올릴 것이다. 실물로 보던 만화책이 웹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웹으로 보던 만화들은 모바일로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웹툰에서 한 단계 더 스낵컬쳐 형식으로 발전한 것은 바로 ‘인스타툰’이다. ‘인스타툰’이란 이미지 기반의 인기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소통형 작가들의 웹툰이다. 기존 웹툰과 스토리텔링적 측면, 소재 측면, 소통 측면에서 차별점을 보인다.


    기존 웹툰이 한 편에 5분 내외로 소비할 수 있는 스낵컬쳐임은 분명하지만, 웹툰은 스크롤을 이용한 스토리텔링과 전체 이야기 작품성에 초점을 뒀다. 반면, 인스타툰은 일상적인 소재를 담은 단편 만화를 통해 독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 컷 만화의 특징을 갖는 것이다. 한 장씩 끊기고 다음 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 형식은 웹툰이 흐름을 만드는 긴장감을 준다면, 인스타툰은 정지가 주는 심도 있는 공감이 가능하다.


    인스타툰 작가는 익명성이 보장되고, 인스타그램 앱 특성상 손쉽게 계정을 만들 수 있다. 이에 신상공개 두려움 없이 웹툰에서 다루지 못하는 민감한 주제의 만화를 그릴 수 있다. 대표적인 ‘며느라기’는 미투운동을 계기로 여성 작가들이 사회적으로 다뤄져야만 하는 이야기를 펼친다. 주류 웹툰 플랫폼에서도 심각하고 진지한 주제들이 다뤄진 적은 있으나, 거쳐야 하는 검증 과정으로 인해 이런 만화는 소수에 그쳤었다. 제약이 없어서 더 솔직한 경험을 털어놓을 수 있고, 검열 없이 올릴 수 있어 차별을 더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인스타툰은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인스타그램 특성 덕에, 독자에게도 표현과 소통의 장이 된다. 작가와 독자의 실시간 소통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독자의 이야기나 요청이 그림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또한,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공감부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논쟁까지 적극적인 의견 교류를 볼 수 있다.

    

    짭짤한 스낵처럼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의 열풍으로 기존 웹툰만큼 ‘인스타툰’ 역시 함께 떠올랐다. 스토리텔링보단 공감을, 가벼운 주제부터 무거운 주제까지, 양방향적 소통의 장이 된다는 특징을 갖춰, ‘가볍게 즐기는’ 스낵에 그쳤던 웹툰을 넘어서 ‘내 취향에 맞는’ 스낵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오디오북이 ‘듣는 콘텐츠’의 전성기를 이끈다! 윌라의 오디오북


    1980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락 밴드 ‘Buggles’가 있다. 그는 히트곡 ‘Video killed the radio star’에서 비디오의 등장으로 침체되고 소외된 라디오 산업을 위로하며 사라져가는 라디오스타에 대한 슬픔을 노래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우려와는 반대로 라디오는 여전히 건재하다. 오히려 라디오에서 파생된 보이는 라디오, 팟캐스트, 오디오북에 이르기까지 훨씬 더 다양한 형식과 콘텐츠로 사랑받고 있으니 지금이 라디오의 제 2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디오북이라는 개념은 초기에 글을 읽지 못하는 영아들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콘텐츠로 받아들여졌다. 나는 어렸을 적, 라디오에 카세트 테이프를 넣어 이솝우화 오디오북을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것이 바쁜 일상속에서도 책을 읽어 소양을 쌓으려는 현대인의 ‘업글인간’ 트렌드, 짧은 시간 안에 콘텐츠를 누리는 ‘스낵 컬쳐’ 트렌드와 맞물려 현재의 오디오북 플랫폼이 탄생한 것이다. 이러한 블루오션을 제대로 공략한 브랜드가 바로 ‘윌라’다. ‘프리미엄 지식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지식의 거리를 좁힌다는 모토를 가지고 등장한 윌라는 오디오북과 오디오 강연을 두 주축으로 선보이고 있다. 


    접근성과 흡수력이 높은 오디오북은 월 평균 완독률이 36%에 달한다고 한다. 언뜻 보면 낮은 수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종이책을 완독하는 확률에 비교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다. 특히 소설을 중심으로 많은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책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시사저널’과 협업을 맺어 주간지를 읽어주는 서비스도 새롭게 출시했다. 문제는 눈으로 보고 읽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윌라를 사용해 본 기자에 따르면, 소설처럼 전체적인 스토리의 맥락 파악만 하면 되는 경우에는 보고 읽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으나 학문적 소양을 위한 책들의 경우에는 흡수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윌라도 이러한 약점을 캐치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쉽게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강연 컨텐츠를 동시에 서비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경쟁사는 어떨까. 대표적인 경쟁사인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홈페이지와 전반적인 콘텐츠들을 보았을 때, 과연 대기업답게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총망라한 대형마트처럼 느껴졌다. 팟캐스트, TV, 라디오, 오디오북, 심지어 웹툰을 읽어주는 서비스까지 다양한 콘텐츠들이 공존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이는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정체성과 특색을 보여주는 데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윌라에 비해 오디오클립이 추구하는 방향과 컨셉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현재 오디오북 업계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윌라는 생소했던 ‘오디오북’이라는 컨텐츠를 우리의 일상에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바쁜 일상을 쪼개고 쪼개 조금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시간을 보내려는 현대인의 니즈에 맞추어 윌라도 더욱 더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더불어 ‘오디오북’이 약자를 위한 서비스로 처음 시작한 만큼, 시각장애인을 위한 할인 혜택이나 서비스가 조금 더 강화된다면 더욱 수요층을 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출처>

서정민, ‘코로나에 갇힌 단편영화, 온라인으로 눈 돌린다’, 한겨례, 2020.04.30,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42548.html

세로형 1분 단편 영화 쇼케이스: 틱톡X한국예술종합학교, 2020.10.22,

https://activity.tiktok.com/magic/page/ejs/5f06c2e2db61870301e36524?appType=aweme&hide_more=1

이지숙, ‘랑콤, 수지&김지운 감독 단편영화 '내 물건이 너의 집에 남아있다면 헤어진 게 아니다' 카카오TV 독점공개’, 문화뉴스, 2020.09.04, http://www.mhn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6243

김소미, ‘단편영화 '하트어택' 이충현 감독,“귀엽고 달콤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씨네21, 2020.10.05 ,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96267&utm_source=naver&utm_medium=news

김지영, 꿈틀대는 '웹소설' 시장…네이버·카카오 시장 선점 경쟁, 머니투데이, 2020.07.14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71314042360048

박현진, 한국 웹소설, 웹툰 업체 피플앤스토리, 베트남 시장 본격 공략, 스포츠서울, 2019.12.25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865282

채새롬, 스토리위즈 "웹소설 IP로 경쟁…유니콘 기업 되겠다"(종합), 연합뉴스, 2020.10.13

https://www.yna.co.kr/view/AKR20201013045051017?input=1195m

박계현,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스타트업에 300억 배팅, 이유는?, 머니투데이, 2020.07.20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72014593912960

강인귀, 콘텐츠도 짭짤한 스낵처럼… 스낵컬처 2.0시대 주도하는 모바일 앱, MNB, 2019.08.10

https://mnb.moneys.mt.co.kr/mnbview.php?no=2019080915248072899&ref=https%3A%2F%2Fwww.google.co.kr

정덕현, 스낵컬쳐 2.0, 짧지만 강력해진 콘텐츠의 진화, 제일기획 매거진, 2019.01.15.

https://blog.cheil.com/magazine/36026

정해주, 인스타그램은 가볍다고? 차별ㆍ편견 다뤄 ‘진지한 인스타툰’, 한국일보, 2019.11.15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11131685799080

한경수, [2019 대한민국브랜드만족도1위] 윌라, NO.1 지식콘텐츠 플랫폼, 한경비즈니스, 2019.11.26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050&aid=0000052019

이서영, [써보니] '하루에 책 1권 뚝딱' 일주일간 오디오북 써봤더니…, 뉴스핌, 2020.10.21. http://www.newspim.com/news/view/20201021000705

김인경, [‘초록창’ 네이버는 지금④]네이버와 콘텐츠, 네이버 블로터, 2020.09.01

http://www.bloter.net/archives/40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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