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kt monday Dec 13. 2020

[월말세일] 014호 코로나19 그리고 백화점 (상)

코로나19에 따른 백화점의 대응 전략


들어가는 말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상반기 국내 백화점 유통 실적은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AK 등 국내 5대 유통사의 69개 점포의 올 상반기 매출 실적을 합산한 결과, 총 13조 588억 원으로 전년 14조 6707억 원에 비해 1조 6119억 원이 줄어든 것이다. 11% 가량 감소한 이유는, 집객도 줄었고, 확진자 방문으로 일시 폐점이 자주 발생하면서 영업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백화점 업계의 다양한 전략을 신세계백화점, AK플라자, 롯데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현대백화점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코로나19 극복하기 위한 신세계백화점의 전략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 경제 활동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유통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에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하는 백화점 업계가 수세에 몰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었던 지난 9월에는 신세계·현대·롯데 등 주요 3사 백화점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급감하며 백화점 업계가 심각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현재 대부분의 백화점이 면세점 대신 명품관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지출을 통해 사업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패션·잡화를 중심으로 수익을 달성해왔던 백화점 업계는 큰 위기에 봉착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역대 최악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우선, 신세계백화점은 고객들을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부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공간과 예술을 결합하여 소비자들이 가볍게 백화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2021년 1월 말까지 반고흐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디어 아트전을 열어 많은 관객들이 백화점을 방문하도록 유인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 매출로 연결 짓는 마케팅보다도 먼저 소비자들의 발길을 백화점으로 돌릴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자는 전략인 것이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주요 소비세대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를 매장으로 유인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2030 젊은 세대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10년 만에 전체 리뉴얼을 진행했다. 인근 상권에서는 찾기 힘든 인기 맛집과 유명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키고 백화점 한 층 전체를 스트릿 패션 편집숍으로 단장한 ‘영패션 전문관’을 개관했다. 그 결과, 리뉴얼 후 100일 동안 2030 고객 비중은 전년 대비 12.2% 증가했으며, 28.3%라는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코로나 19의 위기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15% 증가한 백화점 매출을 달성했다. 소비력 좋은 MZ세대를 잡으면서 서남부 상권의 대표 공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렇듯 온라인에 집중된 소비자들의 시선을 오프라인으로 돌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이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흐름을 따라 온라인 방식을 활용한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드라마 커머스(drama commerce)’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는데, 라이브커머스나 PPL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인 드라마 커머스는 모바일을 통해 드라마를 시청하는 동시에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하면 클릭하여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제작된 영화·드라마에 광고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주제로 드라마를 기획·제작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주객이 전도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역시 ‘드라마 커머스’이다. 현대·롯데·갤러리아 등 여러 백화점 업계가 온택트 방식으로 라이브커머스를 선택한 상황에서, 신세계백화점은 ‘드라마커머스’라는 카드를 빼 들었다. 신세계는 올해 상반기부터 사업에 필요한 콘텐츠 회사를 설립·인수하며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최근 미디어 콘텐츠와 커머스와 결합한 미디어 커머스가 대표적인 융복합 수익 모델로 떠오르면서, 신세계 역시 미디어 커머스 사업에 시동을 거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산업 기반을 뒤흔드는 위기 속에서 보석 같은 콘텐츠를 개발하여 새로운 시장을 열고 선두를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작성자 곽지현 ( ehskfem0821@naver.com )


업계 최초 라이브 커머스 진출, AK플라자의 다음 목적지는?


    AK플라자는 2018년 NSC형 (Neighborhood Shopping Center) 쇼핑몰 즉 지역 친화형 쇼핑몰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삼으며, 5대 백화점 가운데 독특한 차별화 전략을 선보였다. 이러한 선택은 기존 백화점이 지닌 프리미엄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층에게 가볍게 다가가려는 시도로 여겨졌다. 홍대에 첫 NSC형 쇼핑몰을 출점한 뒤 2019년에는 백화점 업계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발을 디뎠다. 2019년 9월 AK플라자는 국내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업체 ‘그립’과 전략적 업무 협약(MOU)을 맺어, ‘참신하고 진솔하게’라는 컨셉트 아래 브랜드 매니저들이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넘고자 했다.


    MZ세대와 소통을 위해 일찍이 모바일 커머스 사업에 집중했던 AK플라자의 전략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라는 악재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타 백화점 브랜드에 비해 라이브 커머스 분야에 경쟁력을 지니고 있던 상황에서, 브랜드 매니저와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일반인을 모집하여 ‘쇼포터즈’를 구성하였으며, 물류창고나 본사 방문과 같은 콘텐츠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참신함을 안겨주고 있다. 11월에는 유명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와 함께 콜라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MZ세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했으며, 역대 총 1106회의 모바일 라이브 방송 진행을 통해 업계에서 최다 송출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립 내 AK플라자 관련 채널 수만 198개에 가까울 정도로 언택트 유통에 힘쓰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백화점뿐만 아니라 많은 유통업계에서 라이브 커머스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AK플라자는 라이브 방송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 한 사례로,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하여 한국에 거주중인 중국인을 섭외하여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여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하면서 지난 광군제 (11월 11일) 매출 실적이 전년 대비 100% 신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기세에 힘 입어 AK플라자는 2차 광군제인 ‘쌍십이절’ (12월 12일)에 대비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뿐만 아니라, AK플라자는 백화점 최초로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백화점 전 점포와 함께 AK& 2개 점포에 한해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분당점과 평택점은 홈트족 혼산족을 겨냥하여 리빙전문관과 스포츠 전문관을 리뉴얼 하면서 매장 내부 개편도 시도했다.


    일찍이 라이브 커머스 업계에 도전한 것이 사회의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면서, AK플라자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이렇듯 업계 내에서 라이브 커머스 분야에 대한 선구적인 이미지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AK플라자는 계속해서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을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채널 확대와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확장, 매장 리뉴얼 이후에 이어질 행보가 매우 기대되는 바 이다.


작성자 김소현 (sohyun_41@naver.com)


 MZ세대를 겨냥한 ‘대중 백화점’ :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영업 첫해 1980년에 매출 454억 원을 올리면서 업계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대중 백화점’ 타이틀을 내세워 고급화를 내세운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과 다른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이런 롯데백화점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82% 급감하는 성장세 둔화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백화점은 기존 ‘대중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MZ세대를 겨냥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크지만, 20대와 30대의 명품 구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 34.9% 증가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명품 유치 노력을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인 디올의 ‘자도르’와 ‘소바쥬’를 국내 최초로 내놓았고, 이외에도 ‘구찌 뷰티’, ‘지방시 뷰티’, ‘티파니 퍼퓸’ 등의 뷰티 브랜드를 구비했다. 

     

    또한, 20대 소비 트렌드는 ‘자린고비인 동시에 플렉스’이다. 비교적 단가가 낮은 필수구매 품목에 돈을 아끼는 대신, 프리미엄을 내세운 고가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 심리가 존재한다. 이런 소비 심리까지 파악해, 롯데백화점에서는 ‘리퍼브 전문매장’을 확대했다. 리퍼브 전문매장은 단순 변심 반품상품, 전시상품, 재고로 쌓여있던 제품들을 손질 후 재판매하는 매장이다. 이러한 매장은 중고제품과는 구별되지만 정상 제품보다는 저렴하다. 최근 5년간 리퍼브 시장은 610% 성장했을 정도로 MZ세대에게 반응이 좋은 것을 고려한 결과다.

    이밖에도 롯데백화점은 중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1층에 테마형 전문관을 도입하고 있다. 점포별로 명소를 만들어, 백화점이란 공간을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닌 문화, 먹거리 등 다양한 경험 요소가 가미된 복합 공간으로 꾸며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목적이다. 대표적으로 김포공항점 ‘쥬라기 월드 특별점’이 있다.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은 4개월 동안 20만 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했으며, 신규 고객 유입률이 67.7%로 타점포에 비해 25% 이상 높다. 이러한 결과는 테마 전문관 형성 덕분이다.

     롯데백화점에서는 팬슈머 소비트렌드를 고려한 크리에이터 뷰티 전략이나, 무신사 등의 인기 온라인 쇼핑몰 상위 브랜드로 구성한 ‘유스컬쳐 조닝’, 증강현실을 통해 화장품 색감을 테스트하는 서비스, ‘혼쇼족’ 등의 여러 쇼핑 기호를 고려한 감성 공감 서비스 등의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기반은, 바로 ‘밀레니엄 트렌드 테이블’ 제도이다. 이는 만 24세부터 39세 직원 연구원을 선발해, 경영진에게 젊은 문화를 전수하는 멘토링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이 뒷받침되기에, 적극적으로 MZ세대를 겨냥한 전략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은 크게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백화점은 MZ세대를 겨냥한 명품 브랜드 확장, 리퍼브 매장, 테마형 전문관 도입 등의 트렌디한 전략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증강현실을 이용한 서비스와 체험 공간 구비는 온라인 매장과의 차별성까지 겸비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존립을 위한 대응까지 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의 롯데백화점의 행보가 기대되는 바이다.


작성자 위은아 (daedara@naver.com)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월말세일] 013호 애슬레저 (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