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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Mar 22. 2021

[월말세일] 029호 반려동물 산업 (하)

펫테크, 펫케어,펫장례식장,펫튜브,펫헬스케어

(상) 편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떠나는 반려동물과 남겨진 반려인을 위한, 반려동물 장례식장 21그램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는 말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나 역시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별을 경험한 적 있었으니까. 반려동물과의 이별에 슬픔에 젖는 것도 잠시 이는 황당한 감정으로 바뀐다. 사체를 땅에 묻어줘야 하나,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포털에 검색해보면, 올바른 처리 방법으로 ‘일반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면 됩니다.’라는 답변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바로 좀 전까지 가족으로 여기던 내 식구를 저렇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나마 대안이라면 동물병원에 처리해 달라고 맡기는 거지만 이 역시 의료 폐기물로 분리된다. 이러한 시각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반려동물 장례식장 서비스다. 대한민국 1호 반려동물 장례식장인 ‘21그램’을 위주로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진행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1그램’은 우리나라 최초의 반려동물 장례식장 ‘아롱이천국’의 낙후된 시설을 리노베이션해 새롭게 태어난 장례식장이다. 3년여 동안 21그램을 통해 반려동물 장례를 치른 반려인은 2만여 명에 달한다. 개나 고양이 이외의 햄스터, 고슴도치, 앵무새 등 다양한 반려동물의 장례식을 지원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출처: e 동물장례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무엇일까? 바로 신뢰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일 것이다. 이유는 무허가, 불법 영업을 하는 장례업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동물장례협회와 함께 ‘e동물장례정보포털’을 만들고 전국 반려동물 장례식장 정보와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00% 사전예약을 통해서 진행되며, 염습, 추모예식, 화장 및 분골, 유골 봉안 과정의 장례 절차를 거친다. 이외에도 운전이 불가능한 보호자를 위한 운구 서비스, 바로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경우를 위한 안치 서비스, 산골 대행 서비스가 이용이 가능하다. 유골 봉안은 루세떼(추모보석)라는 스톤 형태나 봉안당에 있는 형태로 서비스가 진행된다. 이밖에도 장례용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오동나무 관, 수의, 유골함 등을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2020년 수의학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사망하는 반려동물을 65만~70만 마리로 추정하는데 이중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반려동물은 14만~15만 마리로 추산된다. 즉, 아직도 불법으로 동네에 매장되거나, 버려지는 경우가 다수라는 말이다. 떠나는 반려동물도 남겨진 반려인도 제대로 위로받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좋은 이별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말에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사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보호자가 사체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좋은 인연으로 매듭지을 수 있도록 돕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산업이 되지 않을까.


작성자_위은아(daedara@naver.com)


지금은 '펫튜브' 전성시대! 이들의 인기는 어디까지?


바야흐로 반려동물 양육 인구 천만 명 시대, 반려동물 시장은 2012년 9000억 원 규모에서 2020년 5조 8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함과 동시에 떠오르는 블루오션이 있었으니, 바로 ‘펫튜버’다. 펫튜버란, 펫과 유튜버의 합성어로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을 주 콘텐츠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지칭한다. 현재 한국의 펫튜버 순위는 자그마치 열 마리에 달하는 고양이의 일상을 다루는 1위 ‘크림히어로즈’, 마찬가지로 고양이 네 마리 ‘수리노을’,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는 ‘밀키복이탄이’ 순이다. 이들은 각각 387만 명, 196만 명, 175만 명의 구독자 수를 자랑한다. 순위권에는 주로 고양이와 강아지 채널이 많이 등장하지만, 집오리나 수달, 미어캣 등 반려동물로는 흔치 않은 동물들을 다루는 콘텐츠들도 못 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은 특히나 작년 코로나의 여파로 더욱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외로움과 우울감을 달래 줄 반려동물의 입양이 늘어났기 때문인데, 이에 반려동물을 마치 가족처럼 극진히 보살피는 ‘펫팸족’, 자녀 대신 반려동물을 기르는 딩크족인 ‘딩펫족’ 등의 새로운 소비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펫튜버 인기의 주역인 ‘랜선집사’들은 마치 자신의 반려동물처럼 펫튜버들의 반려동물을 아끼는 집단이다. 이들은 주로 펫튜버들이 제공하는 굿즈나 이벤트에 활발하게 참여하며 이들의 팬층을 형성한다.


출처: 마님툰 인스타그램 (@manim_toon)

이들의 주 수입원은 조회수에 따른 광고 수익이지만 굿즈를 제작하여 판매하고, 그의 일부를 기부하는 형태의 사업도 종종 벌이고 있다. 즉, 캐릭터 ‘굿즈’ 사업이 이들의 인기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인 셈이다. 영어 유튜버에서 펫튜버로 전향한 ‘올리버쌤’ 채널은 반려동물의 생김새를 본 딴 쿠션과 엽서를 제작해 판매했다. 이에 대한 수익금은 유기견 사업을 위해 쓰여 많은 사람들의 이목과 박수를 받았다. 이 외에도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한 굿즈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앞서 1위 펫튜버로 소개한 ‘크림히어로즈’가 처음으로 실시한 펀딩이 총 20억 원의 후원액을 달성하여 성공적으로 끝난 후, ‘시바견 곰이탱이여우’, ‘수리노을’ 등 다양한 펫튜브들이 담요, 쿠션, 인형 등 다양한 캐릭터 굿즈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역시 이들에게도 그늘은 존재한다. 국경을 초월하는 고양이와 강아지의 인기 때문인지, 반려동물을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학대하거나 일부러 품종묘를 구매해 유기묘인 척 구독자를 속이는 경우가 발생했다. 새로운 사회문제가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흔치 않은 품종일수록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점을 악용하여 품종이 있는 개체들만 입양하거나 구매하는 '품종 전시' 문제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품종 전시는 특히나 반려동물 개체의 유전병 확산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학대 혹은 유기와는 또 다른 차원의 동물권을 침해한다. 구독자 50만 명을 보유하고, 수의예과 학생으로 유명세를 탔던 ‘갑수목장’ 채널은 동물을 유기, 학대한 것이 발각되어 후원금 사기로 결국 모든 영상을 삭제했다. 특히 '갑수목장'의 경우 수의사 자격이 박탈되거나 동물 관련 범죄로 처벌받지 않아 많은 구독자의 공분을 샀다. 이로 알 수 있는 사실은 명확한 동물 학대 정황이 입증되지 못할 경우 올바른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얼렁뚱땅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유튜브뿐 아니라 TV 채널에서도 나타나는 문제다. 반려동물이 스크린에 비춰질 때 폭발적이고 긍정적인 반응을 노려 방송을 할 때만 동물을 기르는 척 속이고 실제로 얼마 가지 않아 파양하거나 친척이나 가족에게 보내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부작용은 자연히 나오기 마련인데, 이에 대한 대책이 신속하게 마련되지 못하는 것이 반려동물 시장의 가장 큰 개선점이다. 새로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의하면 동물 학대의 처벌이 강화되고, 동물 유기 시 3백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법적 조치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 반려동물을 대하는 인식의 변화다. 특히 반려동물 시장은 자신을 대변할 수 없는 약자들이 목적이 되는 것이므로 동물권의 향상 및 주인의식 향상에 있어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작성자_이수현(provemyworth@naver.com)


성장하는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 수많은 국내 기업의 도전


이번 1월, 정부 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는 최근 집단감염 사례 역학조사 중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밝혔다.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서 머물던 한 모녀가 어미 고양이 새끼와 새끼 고양이 두 마리, 총 세 마리를 키웠는데 그중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해당 사례는 국내 반려동물 코로나 첫 사례로, 반려동물 역시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세밀한 주의와 방역이 필요함을 상기시켜주었다.


코로나로 인한 집콕 트렌드로 가족 그리고 반려동물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역시 변화하면서 펫코노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반려동물의 건강을 챙기는 ‘헬스케어’ 사업, 특히 동물의약품이 펫코노미 시장을 이끄는 주역이 되고 있다.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은 2017년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해마다 5%씩 성장하며 새로 떠오르는 펫코노미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동물의약품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국내 전통 제약사들도 재빠르게 해당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지출하는 많은 소비자들과 함께, 동물의약품이 그간 의약품을 개발하면서 쌓아온 기술력을 응용해 짧은 시간 고매출을 올릴 수 있는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동물의약품 시장에 뛰어든 기업에는 종근당 그룹 계열사 경보제약부터 GC녹십자랩셀, 동국제약 등이 있다. 특히 GC녹십자랩셀은 이번 3월, 동물 진단검사 전문회사 ‘그린벳’을 설립하고,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린벳은 반려동물 진단검사를 시작으로 반려동물의 전 생애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예방, 치료, 건강관리 서비스 등 반려동물 의료 전 분야에 걸쳐 토탈 헬스케어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아직 국내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은 갈 길이 멀다. 45조 원인 글로벌 규모에 비해 국내 시장은 6조 원도 채 되지 않아, 규모가 턱없이 작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글로벌 제품의 70~80%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제약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존에 하지 않았던 틈새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반려동물 전용 코로나 진단키트를 꼽을 수 있다. 앞서 말했듯 국내에서 역시 반려동물이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가 있다. 이렇듯 동물 역시 코로나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불안함이 커지며, 반려동물 전용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다. 실제로 동물용 진단키트 역시 임상 절차를 밟고 있으며, 국내 동물 진단 제품 전문 개발기업 프로탄바이오가 해당 키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내 기업들이 개발 중인 반려동물 대상 키트에는 아토피, 알러지 키트 등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건강과 면역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이는 반려동물에 대한 건강에까지 이어졌다. 물론 앞서 말했듯 성장하는 국내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 비해 아직 작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제약업계가 동물의약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코로나 진단 키트로 K-방역에 대한 위력을 보여준 업계, 과연 그들은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서도 K-제약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작성자_하수빈(sb03220@hanmail.net)




<참조>

고영권, “반려동물 1000만 시대... 죽음도 제대로 책임져야죠”, 한국일보, 2019.06.27.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6261410026873

김철현, 21그램 "반려동물 장례율, 80%까지 높이는게 목표". 아시아경제, 2020.09.10. https://view.asiae.co.kr/article/2020090909034013359 

박계현, "매년 60만마리 떠나…반려동물도 존엄한 마무리를", 머니투데이, 2020.12.29.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121714353243142


권도연, 유튜브 인기 반려동물, 크라우드펀딩으로 만난다, 블로터, 2018.05.25. http://www.bloter.net/archives/311071

이수진, ‘억 소리’ 나는 멍멍·야옹 영상…열 자식 안 부러운 ‘펫튜버’, 중앙 Sunday, 2020.10.24. https://news.joins.com/article/23902316

박성기, 펫튜브 순위 ①크림히어로즈 ②수리노을 ③밀키복이탄, 디지털타임스, 2021.03.08.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1030702109970821012&ref=naver


장석준, 반려동물 코로나 첫 사례···집단감염 나온 진주 국제기도원 '고양이', 아주경제, 2021.01.25 https://www.ajunews.com/view/20210124174620600 

이주현, 반려동물용 코로나 진단키트 곧 나온다, 한국경제, 2021.01.25,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1012503791

정지성, GC녹십자랩셀, 반려동물 헬스케어사업 진, 매일경제, 2021.03.04, https://www.mk.co.kr/news/it/view/2021/03/208360/ 

남주현, 펫콕족 덕분에 6조 반려동물 시장 더 커진다, 이투데이, 2021.03.06, https://www.etoday.co.kr/news/view/2001092

석지헌, [펫헬스케어 전성시대①] '45조원' 글로벌 시장 공략하려면…"진단키트 키워야", 머니투데이방송, 2021.03.15, https://news.mtn.co.kr/newscenter/news_viewer.mtn?gidx=2021031511025157981 

문정우, [펫헬스케어, 전성시대②] 진단부터 치료까지…스펙트럼 넓어진 동물의약품 시장, 머니투데이방송, 2021.03.16, https://news.mtn.co.kr/v/202103161048214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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