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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Mar 22. 2021

<D2C 레볼루션> 서평

한국의 D2C 바람, <D2C 레볼루션>에서 그 미래를 보다.

한국의 D2C 바람, <D2C 레볼루션>에서 그 미래를 보다


출처: 출판사 부키 블로그


‘에이프릴스킨’, ‘메디큐브’, ‘젝시믹스’, ‘쿠캣’ 등 수많은 D2C 기업이 국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그들은 코로나로 인한 언텍트 트렌드의 수혜를 입으면서 긍정적인 실적을 이뤘다. 이는 국내 대기업들이 하나 둘 자사몰을 개설하게 했고, 오랫동안 고집하던 유통방식에서 벗어나 D2C 전략을 펼치도록 야기했다. 


여기서 D2C(Direct to Customer)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온라인 자사몰을 통해 직접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D2C 기업들은 SNS를 적극적인 홍보 채널이자 판매 채널로 활용하여,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여 브랜드의 충성고객을 만들어간다. 특히 탄탄한 제조업 기반의 한국 산업은 다양한 OEM 회사를 보유하고 있기에 체계적인 기획과 브랜딩만 보장된다면 손쉽게 D2C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한다. 


이러한 국내 D2C기업의 성공사례는 대기업의 전략 변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D2C 신생기업들을 생겨나게 했다. 물론 D2C기업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규모가 큰 기업에 비해 창업 기간이 비교적 짧고, 투입되는 인력이 적다 보니 마케팅부터 사후관리까지 부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 또한 충성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하나의 히트 상품에 의존하기보다는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여 꾸준히 소비자의 높은 충성도와 재구매율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책에서 소개하는 미국 D2C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에게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값싼 가격과 도발적인 광고로 대기업 질레트를 흔든 달러쉐이브클럽을 비롯해 글로시에, 와비파커, 써드러브 등, 그들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경영 전략은 한국의 D2C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제시한다.


책에서 소개한 D2C 기업의 제품들은 대부분 ‘직접 써봐야 한다’라는 소비자 인식이 강했던 제품들이다. 그렇기에 기업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채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소비자의 ‘불신’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낸다. 이러한 방법에 핵심은 소비자들이 기존의 제품을 구매하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관성적인 소비 패턴을 발견해, 기업의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린다는데 있다. 특히 소비자의 관념을 깨는데 있어, 대기업을 공격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이었고, 이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시키게 한다.  


개인적으로 책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업은 모든 여성에게 꼭 맞는 속옷을 판매한다는 모토를 가진 ‘써드러브’다. 그들은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전형적인 D2C방식에서 벗어나 좋은 품질과 디자인으로 높은 가격대를 고수했다. 또한 앱을 사용하는 여성들의 실제 데이터에 근거해 34B 1/2와 34C 1/2 사이즈를 만들어내는 등 사이즈 차별화에 큰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에 빅토리아 시크릿이 바비인형 같은 모델만을 기용하며 성 상품화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면, 써드러브는 성적 지향, 성 정체성에 상관없이 진정 여성을 위한 속옷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이밖에도 <D2C 레볼루션>은 단순히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창업자가 D2C 사업에 뛰어든 배경부터 성공적인 D2C 기업으로 성장시키기까지의 과정을 ‘당사자’의 관점에서 생생하게 설명한다. 이는 마치 소설책을 읽는 듯한 인상을 주며, 당시 그들이 어떠한 배경에서, 왜 그러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했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또한 <D2C 레볼루션>은 단순히 성공적인 일화를 보여주는 것에서 나아가, D2C기업이 대기업들과 경쟁하며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 역시 보여준다. 이는 매우 현실적이기에 다시금 국내 D2C 기업들이 처한 상황과 과제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책에서 설명하듯 ‘미래를 보는 수정구슬’은 존재하지 않기에, 아무도 기업의 성공을 예견할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역시 기업의 불안정한 미래를 촉진시키고 있다. 물론 수많은 D2C기업이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분명 기존의 비즈니스 생태계에 D2C기업들이 혁명의 바람을 불어오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해외사례만큼 성공했다고 이야기할 D2C 브랜드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과연 한국에서도 와비파커나 달러쉐이브클럽처럼 유니콘 기업이 생겨날 수 있을까? 한국의 D2C기업의 성공 신화 역시 책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작성자_하수빈(sb03220@hanmail.net)



<D2C 레볼루션> 지은이 로런스 인그레시아(Lawrence Ingrassia)


그는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언론학을 전공하며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25년 동안 근무하였다.

<뉴욕타임스>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서도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국내 보도, 국제보도, 해설보도 등의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다섯 차례 수상했다. 



※ 해당 서평은 부키 출판사의 책 후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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