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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Apr 05. 2021

[월말세일]031호 스페이스 브랜딩 (상)

시몬스 테라스, 아마존 북스, 하우스 도산,더현대서울,현대카드

들어가는 말


미국 경영학자 필립 코틀러는 소비자의 최종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은 쇼핑 공간에서의 체험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흔히 소비자가 어떤 물건을 구매할지를 미리 생각하고 매장에 방문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기로 하는 진실의 순간은 현장의 감정과 기분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더는 집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배달되지 않는 것이 없는 이커머스, 집에서도 쉽게 근무 가능한 디지털 서비스의 부상은 오프라인 공간의 쇠퇴를 가져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등에 의해서도 우리는 시간을 집이라는 공간에서 보내는 것이 익숙해졌다. 실제로 전국 20대 남녀 27.3%는 쇼핑은 온라인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쇼핑을 다 할 수 있는데 오프라인 매장에 공들이는 브랜드들이 있다. 바로, ‘공간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는’ 스페이스 브랜딩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독보적인 색깔을 내는 시몬스 테라스, 아마존 북스, 하우스 도산, 더현대서울,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 더라이브러리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오프라인 매장의 전망까지 알아보자.


시몬스 테라스

침대·매트리스 부문 2021년 소비자 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시몬스. 현재 시몬스는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를 중점으로 브랜드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몬스의 침대뿐만 아니라 시몬스의 브랜드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시몬스 테라스는 어떤 브랜딩을 펼치고 있을까? 시몬스 만의 특별한 스페이스 브랜딩을 살펴보자.


아마존 북스

아마존은 지구 상에서 사람들의 니즈를 가장 빨리 분석하고 가장 많은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아마존의 시작은 작은 서점이었다. 일반 서점과 다른 점은 그들의 마켓은 온라인에 존재했던 것이다. 온라인에서 시작한 서점은 이제 오프라인으로 향하고 있다. 도대체 왜 온라인 스토어 최강자인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북스를 열었을까. 아마존 북스 공간만의 차별성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하우스 도산

카페 시장 전 세계 3위, 대한민국.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업계가 침체된 듯 보였는데 잘 되는 곳은 잘 되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난다고? 기분 좋게 오감을 자극하는 패셔너블한 디저트들의 성지 '누데이크 하우스 도산'에서 공간의 매력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카페의 트렌드까지 알아보자.


더현대서울

여타 백화점과는 다른 공간 설계와 자연물의 조화로 소비보다는 '경험'을 선사하는 더현대서울은 기존 백화점의 이미지를 깨고 '누구든지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쇼핑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공략한 다양한 전략이 눈에 띄는데, 더현대서울은 MZ세대와 친해지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을까?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 & 더라이브러리

스페이스 브랜딩의 대표주자 '현대카드', 고관여 산업이었던 카드사의 관성을 깨고, 소비자들에게 '현대카드 브랜드 DNA'를 각인시켰다. 이러한 DNA를 적극 구현한 공간이 바로 현대카드의 '라이브러리'다. 물론 4개의 라이브러리 이외에도 3개의 오프라인 공간을 더 보유하고 있었다. 과연 현대카드는 코로나의 여파에 오프라인 공간을 어떻게 지켜내고 있을까?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시몬스’, 흔들리지 않는 특별한 브랜딩을 보여주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으로 널리 알려진 침대 브랜드 시몬스가 업계 1위 ‘침대는 과학이다’ 에이스 침대를 꺾고 침대·매트리스 부문에서 ‘2021 소비자 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시몬스가 소비자 투표와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엄선되는 최고의 브랜드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력, 서비스, 사회기여도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이 같은 성과를 이루기까지 시몬스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그중에서도 감히 시몬스의 스페이스 브랜딩의 영향이 컸다고 말하고 싶다.


시몬스는 자사만의 차별화된 공간을 조성하고 고객 체험을 통해 브랜드 역량을 강화하는 스페이스 브랜딩을 잘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시몬스 테라스’,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 등 시몬스는 고객들이 브랜드를 편하게 즐기고, 브랜드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꾸준히 조성해왔다. 특히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는 시몬스 제품을 진열한 라이프스타일 쇼룸이자,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을 보여주는 박물관이자, 지역 주민 및 방문객들이 소통하는 소셜 공간으로 브랜드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출처: 시몬스 공식 홈페이지

2018년에 문을 연 시몬스 테라스는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매장의 개념에서 벗어나 시몬스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전시하는 쇼룸으로서 고객들에게 시몬스의 브랜드 가치를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침대 제품군에 따라 테마존을 나누고, 각 테마 컨셉에 맞는 화장대, 서랍장, 협탁 등 가구를 함께 배치하여 시몬스의 제품 컬렉션을 마치 하나의 전시회처럼 진열한다. 현재 시몬스 테라스는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 분위기의 ‘뷰티레스트’ 컬렉션을 1960~1970년대 미국 레트로 문화를 반영한 호텔 컨셉의 쇼룸으로 꾸며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시몬스는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의 역할을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장의 역할로 확장하며, 고객들에게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로 다가가는 것이다.


출처: 시몬스 공식 홈페이지

시몬스 테라스는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을 소개하는 박물관의 역할도 하고 있다. 1870년대부터 이어온 시몬스의 이야기와 침대의 역사를 전시한 체험존 ‘헤리티지 앨리’는 시몬스 테라스 내에 위치한 브랜드 박물관이다. 시몬스 창업자의 공방을 재현하고, 100년 넘은 초창기 스프링과 침대 프레임 및 제작 도구, 1950년대 광고 등 시몬스의 오래된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품이 진열되어 있다. 또 다른 체험존 ‘매트리스 랩’은 시몬스 만의 매트리스 기술력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침대와 매트리스, 숙면에 대한 시몬스의 고민과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본업에 충실하게 노력해 온 시몬스의 열정과 진심을 입체적으로 풀어내면서 고객들에게 브랜드의 진정성을 전달함과 동시에 브랜드 유산을 강화하고 있다.


오픈 반년 만에 누적 방문객 4만 명, 1년 만에 10만 명을 달성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시몬스 테라스는 현재까지도 많은 방문객을 모으며, 이제는 이천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시몬스 테라스는 비단 브랜드를 전시하고 알리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이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공간이다. 매해 봄, 가을 ‘파머스 마켓’을 개최하여 이천 지역 농민들이 생산하는 농·특산물을 알리고, 주기적으로 이천시 취약계층 지원, 재해 생필품을 지원하며 지역 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역 공동체에 어우러지는 친근한 브랜드로써 지역 사회를 대상으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몬스는 이처럼 독특한 스페이스 브랜딩을 통해 브랜드 호감도를 올리며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시몬스는 창립 15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해 침대 없는 침대 매장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를 선보였다. 

출처: 시몬스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는 입장 인원을 4인으로 제한하고, 인스타 감성의 예쁜 외관, 키치한 소품과 알록달록 힙한 인테리어 등을 통해 매장보다는 전시의 느낌으로 꾸며졌다. 비록 침대가 없는 침대 매장이지만 힙한 분위기, 포토존, 특별한 브랜드 경험은 MZ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시몬스는 기존의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에서 친근하고 힙한 이미지로의 변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시몬스는 이미 ‘Manner maketh man’이라는 킹스맨의 한 대사를 차용하여 침대 없는 침대 광고를 선보인 적이 있다. 이처럼 독특한 브랜딩을 진행해 온 침대 브랜드 시몬스가 앞으로는 어떻게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인식될 것인지 그 전략을 기대해 볼 만하다.


작성자_곽지현(ehskfem0821@naver.com)


아마존 북스, 온라인 스토어 최강자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을 연 이유는?



소확행, 주 52시간 근무, 플리마켓, 스테이케이션, 원데이 클래스… 최근 소비 스타일을 설명해주는 키워드들이다. 소비자는 돌아다니고, 체험하고, 만져보고, 놀고 싶어 한다. “나 지난 주말에 어디 갔었어~”라고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경험, SNS에 인증샷을 올려 공유할 수 있는 장소들을 계속 찾아다닌다. 디지털에 친숙한 Z세대가 시장을 주도하는데도 오프라인 공간이 사라지기는커녕 계속해서 생겨나는 이유다. 이는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북스를 연 이유이기도 하다. 공간은 소비자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위력적이다. 필자는 아마존 북스가 소비자에게 어떤 차별적인 경험을 주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글을 쓰려한다.


첫 번째, 아마존 북스는 고객의 평점 데이터에 기반해서 책을 분류하고 추천해준다. 온라인 사이트에 별점 4.8 이상의 베스트셀러나 위시리스트에 많이 담긴 책, 리뷰가 만개 이상인 책, 최근 3일 이내 킨들 독자들이 끝까지 읽은 책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아마존 온라인 차트에서 책을 추천하는 것과 흡사한 방식으로 도서를 추천하는 것이다. 주제별로 책을 분류하는 다른 서점들과는 확실한 차별점이다. 이는 아마존이 이미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쌓아 놓은 방대한 고객 데이터가 있기에 가능했다. 또한, 아마존 북스는 책의 진열 방식에서도 온라인의 방식을 적용했다. 보통의 서점은 책을 옆으로 꽂아놓았지만, 아마존 북스는 모든 책이 앞면이 보이게 전시되어 있다. 책을 구입할 때 표지를 보고 결정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는 데이터 분석의 결과 때문이다.


두 번째, 결제방식이다. 아마존 북스는 책을 비롯해 모든 물건에 가격표가 없다. 아마존 앱을 이용하거나 키오스크에서 바코드를 스캔해야 한다. 어쩌면 이는 고객에겐 귀찮은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략으로 아마존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프라임 멤버와 일반 고객의 차이를 가격을 통해 느끼게 하는 것이다. 책을 스캔하면 비로소 프라임 멤버(아마존 유료회원) 가격과 일반 고객의 가격이 비교돼서 나오기 때문에 잠재적 프라임 멤버를 양산할 수 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어떤 책에 관심을 갖는지 브라우징 데이터를 모으기에도 유용하다. 계산을 할 때도 앱에 저장되어 있는 카드로 스캔만 하면 된다. 고객의 편의를 극대화한 것이다.


세 번째, 아마존 북스는 킨들 이북리더기, 인공지능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 킨들 파이어 티브이, 원클릭 자동기기 대시 등 자사 상품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매장 내에는 아마존 디바이스 라인을 전담하는 직원이 있어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구입뿐만 아니라 제품 교환 및 수리도 가능하다.


아마존 북스는 로컬 분위기를 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매장 내 로컬 커피를 판매하고, 지역에 특화된 서적들도 모아놨다. 이로 인해 매장 내 커피숍에서 아마존 북스에서 산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여행자에게는 현지 정보를 제공하며 도시를 경험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어주기도 한다.


결국 아마존 북스는 온라인 사이트 아마존닷컴의 연장이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이 몰락하게 된 계기였던 쇼루밍(오프라인에서 물건을 확인하고, 구매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하는 행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사용자 경험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해 시너지를 내고, 기존 서점과는 다른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만들었기에 아마존 북스는 매력적인 공간이 되었다.


작성자_김정민(kimjm2957@naver.com)



(하) 편에서 계속됩니다.




<참조>

시몬스 공식 홈페이지, 2021.04.01, https://www.simmons.co.kr/factorium/terrace

조진서, 창업자 공방과 도구들… 시몬스 148년 장인정신 고스란히, 동아일보, 2018.09.05,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80904/91838531/1

서기열, 침대 없는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 누적 방문객 4만명 돌파, 한국경제, 2020.10.08,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10087443i


하선영, 빅데이터, AI 활용한 미래형 서점 '아마존북스'는, 중앙일보, 2017.05.27, https://news.joins.com/article/21613251 

Aprilamb, 아마존 북스에 대한 단상, 2018.08.02, https://brunch.co.kr/@doubleshot/608

북스톤, 공간은 경험이다: 소유하지 않는 시대, 팔리는 경험 마케팅, 2019.04.02,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8831617&memberNo=10673855&vType=VERTICAL

인컴플러스,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는 이유는?,IncomePlus, 2021.01.13, https://blog.naver.com/ysheokorea/222205632862

뉴욕수학쌤, 뉴욕 아마존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북스 다녀온 후기, 2021.01.22, https://blog.naver.com/tjj1029/222216063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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