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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Apr 19. 2021

[월말세일]033호 홈퍼니싱 업계 (하)

한샘, 현대리바트, 이케아, 까사미아, 이브자리

(상)편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가구 창고형 매장'에서 '지식 창고형 매장'으로, 이케아의 이유 있는 변신

코로나 풍파에도 끄떡없는 ‘가구공룡’ 이케아는 지난해 33%의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신규 매장 오픈과 비대면 트렌드로 인한 온라인 매장 방문객의 증가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비록 코로나19로 주요 오프라인 매장들이 수 주 동안 영업을 멈추면서 오프라인 매출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온라인 매장의 경우 방문객이 10억 명가량 증가한 데 이어 매출도 60% 증가하는 등 거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반된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케아는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 방문 횟수는 줄었지만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더욱 늘어났고, 줄어든 매장 방문 횟수만큼 훨씬 알차고 특별한 매장 경험에 대한 니즈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케아는 기존 창고형 오프라인 매장에서 벗어나 솔루션 중심 도심형 매장 ‘플래닝 스튜디오’,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컨셉스토어 ‘이케아 랩’,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레스토랑 내 도심농장 ‘이케아 파르마레’ 등 2020년 한 해만 세 개의 매장을 오픈하며 오프라인 공간의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홈퍼니싱은 말 그대로 ‘공간’에 대한 사업이다. 코로나로 인해 실외활동이 줄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집을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했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실외활동의 감소는 정작 이케아와 같이 ‘오프라인 공간’을 통한 시뮬레이션으로 고객에게 어필하는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따라서 기존에 오프라인 공간으로 경쟁력을 갖춰 왔던 홈퍼니싱 리테일 기업보다는 ‘오늘의 집’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훨씬 성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 아닌 위기’에 이케아가 대처한 방법은 바로 ‘가구’가 아닌 ‘솔루션’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사진: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점 / 출처: 이케아

작년 천호와 신도림에 오픈한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는 교외에 위치한 거대 창고 매장과는 달리 쇼핑몰 안에 입점한 소규모 매장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곳에서 하는 일은 주로 홈퍼니싱 컨설팅이다. 예전만큼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고객들은 한 번의 외출과 적은 이동 거리로 홈퍼니싱에 관한 ‘고농축 정보’를 얻길 원한다. 가구는 온라인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으니, 온라인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집 꾸미기에 대한 조언과 컨설팅을 오프라인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캐치한 이케아는 도심 한복판에 미니 매장을 개설함으로써(=적은 이동거리), 전문 컨설턴트를 두어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집 꾸미기에 대한 정보와 솔루션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고농축 정보). 물론 한샘, 현대리바트와 같은 경쟁업체를 비롯해 여타 백화점 또한 홈퍼니싱 컨설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나 대부분 프리미엄 라인 위주라 접근 가능한 고객층이 한정된다. 그러나 이케아의 플래닝 스튜디오는 중학생도 거리낌 없이 찾아와 상담할 수 있을 정도로 문턱이 낮아 누구에게나 접근성이 좋다는 차별점을 지닌다.


홈퍼니싱 리테일 기업 중 매장의 다각화와 혁신적인 서비스 면에서 단연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이케아는 코로나19를 오히려 새로운 사업 진출의 실험대로 이용하고 있는 듯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을 잃지 않는 아집을 지니면서도 상황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케아,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정확히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 적용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작성자_이수현(provemyworth@naver.com)


굳닷컴을 중심으로 밀레니얼 세대와 교감하는 까사미아

1982년 설립된 중소 가구 기업 까사미아는 2016년에 매출 1,219억 원을 달성하며 국내 가구업체 중 6위를 기록했고, 2년 후 무려 1,800억 원에 신세계그룹으로 인수되었다. 신세계라는 대형 유통기업을 만난 까사미아는 이케아와 손을 잡은 롯데, 현대 리바트와 함께 대형 백화점 업계의 홈퍼니싱 사업으로 주목받았으나, 2018년 3분기 적자 전환 이후 예상 밖의 고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 1,634억 원을 기록, 2019년 대비 38% 증가한 성적을 기록했으며 70억 원 규모의 영업 손실을 줄였다.


까사미아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특수가 빠질 수 없다. 집콕 트렌드로 집 꾸미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자연스럽게 홈퍼니싱 시장이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까사미아가 코로나19로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밀레니얼 세대로 타겟을 확장하여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 까사미아의 마케팅 전략이 있다.


출처: 까사미아

밀레니얼 세대가 차세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홈퍼니싱 시장에서도 2030의 영향력이 커지자 까사미아는 지난해 7월, 젊은 층을 겨냥한 라이프스타일 전문 온라인 플랫폼 ‘굳닷컴’을 오픈했다. 굳닷컴은 까사미아뿐만 아니라 국내외 가구, 소품, 리빙 브랜드를 입점시킨 종합 온라인 몰으로, 소비자들은 굳닷컴을 통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둘러볼 수 있다. 덕분에 굳닷컴에 대한 편의성과 접근성이 좋아 출시 6개월 만에 앱 다운로드 32만 회를 돌파하고, 전년 동기 기존 자사몰 매출액 대비 153% 증가한 매출을 달성했다.


또한, 굳닷컴은 커머스와 커뮤니티를 결합하여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인테리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컨셉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의 집을 구경하는 ‘집들이’, 가구를 비롯한 도예·미술품·유리공예 등 리빙 브랜드를 소개하는 ‘인터뷰’, 인테리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하우투’까지. 굳닷컴은 단순 온라인 유통 채널을 넘어서서 다양한 홈 스타일을 소개하고 제품을 추천하는 매거진의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이용 시간을 늘리고,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먼저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선호도와 충성도를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굳닷컴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guudtube’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굳닷컴은 ‘굳나잇클럽’, ‘굳나잇랩’, ‘굳디자인랩’, ‘꿈꾸는 집’ 등 다양한 시리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콘텐츠 역시 수면유도 ASMR, 제품 솔직 후기, 집 꾸미기 영상과 같이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고려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굳이 해드립니다’라는 이벤트를 통해 신청자들의 인테리어를 무료로 직접 시공해주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처럼, 굳닷컴은 밀레니얼 세대와의 교감을 목적으로 공식 홈페이지, 유튜브 채널을 이용하여 온라인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성장을 이룬 까사미아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홈퍼니싱의 성장을 ‘반짝 수요’로 평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까사미아는 코로나19 회복 이후 뉴 노멀 시대의 홈퍼니싱 사업을 맞이하기 위해 온라인에서의 고객 접점을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굳닷컴을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까사미아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어니언’의 제품군을 확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홈퍼니싱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1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는 까사미아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앞으로의 결과가 기대된다.


작성자_곽지현(ehskfem0821@naver.com)


'트렌드'와 '웰니스'를 잡고, 토탈슬립케어 브랜드로 도약하는 이브자리



돈키호테 저자 세르반테스는 "수면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좋은 약이다"라고 말했다. 그 정도로, 질 좋은 수면은 우리 삶의 질 향상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아마 우리가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던 공간은 바로 '집'일 것이다. 집이라는 공간에 오래 머무르다 보니, 인테리어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도 기분 전환을 위해, 편의성을 위해 무언가 바꾸려고 많이 시도했던 흔적들이 많이 보이며, 여러 홈퍼니싱 트렌드가 떠올랐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침실과 관련된 부분이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21년 한국산업 브랜드 파워 홈패션 부문 8년 연속 1위에 선정된 이브자리. 1,000점 만점에 708점으로 2위가 432점, 3위가 416점인 것과 비교했을 때 큰 격차로 1위에 선정됐다.


이브자리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트렌드'와 '웰니스'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이브자리는 코로나19로 다각화된 침구 소비 트렌드를 발 빠르게 캐치해 여러 라인의 침구를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2020년 인테리어 트렌드를 살펴보면, '멀티룸'과 '홈캉스'라는 트렌드가 존재한다. 멀티룸은 과거 방마다 역할을 부여했던 것과 반대로, 방 하나를 멀티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업무 공간 겸 침실로, 우리가 주로 활동하는 집 안 공간을 기반으로 추가 용도를 구성하는 형식이다. 이러한 형식이라면 좁은 공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침실을 수면 목적 외  업무 공간이나 학습 공간으로 함께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자,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이브자리에서는 의자, 소파 역할을 겸하는 모션베드나 등을 기댈 수 있는 수면 악세서리를 선보였다. '홈캉스' 트렌드는 외부 활동 감소로 집에서도 휴가를 즐기는 것처럼 꾸미고 싶은 욕구를 반영한 인테리어 트렌드다. 이에 이브자리에서는 인테리어 포인트 침구를 선보였다. 보타닉 콘셉의 인테리어나, 모던 스타일의 신제품으로 호텔, 휴양지를 옮겨 놓은 듯 연출한 침구에 주목한 것이다. 실제로 호텔식 베딩은 2018년과 비교했을 때 5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 이브자리 슬립앤슬립 매장에서 상담 중/ 출처: 이코노믹리뷰

이브자리는 이런 트렌디함에 그치지 않고, 코로나 블루로 우울증이나 불면증 등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과감하게 침구 브랜드에서 토탈슬립케어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전략을 세웠다. 수면습관, 수면자세, 체형에 맞춰 솔루션을 제공하는 '슬립 코디네이터'와 침실 환경 및 인테리어를 분석해 제안하는 '홈 코디네이터' 제도를 도입해, 전국 매장에서 수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게끔 했다. 이 컨설팅 서비스는 한 점포에서 기능성 침구 매출을 최대 3배 높이는 등의 호응을 얻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수원 아주대병원에 '슬립앤슬립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최적의 수면 환경을 위한 수면 체험실 설치로, 불면증, 코골이, 수면 무호흡, 하지 불안증 등 수면질환 환자들의 건강한 생활 지원을 하는 체험실이다. 1대 1 컨설팅을 통해 수면실태, 수면습관 등을 확인한 후, 분석한 내용과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 침구를 제안한다. 침구에서 끝나지 않고 아로마 스프레이, 수면 헤드폰, 수면 유도 차 등 인기 수면 테라피 제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이용자 후기를 살펴보면 코골이로 고생하던 가운데 이브자리의 도움으로 가족과 함께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등의 긍정적인 글이 상당수다.


이브자리가 트렌디한 침구 브랜드에서 그치지 않고 토탈슬립케어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침구에 대한 전문적인 이미지 확립을 위해서다. 기분 전환할 수 있는 홈퍼니싱에 그치지 않고, 웰니스를 추구하는 전문성까지 확립해 경쟁업체인 알레르망과 세사리빙과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실제로 알레르망은 고급화 전략을, 세사리빙은 자연 친화를 앞세우는 것과 비교된다. 신체적으로 아프지 않다고 건강한 것은 아니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건강해 자아실현할 수 있도록 '웰니스'를 이브자리는 추구한다. 숙면을 통한 건강한 삶으로의 변화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작성자_위은아(daedara@naver.com)




<참조>

디자인프레스, 이케아 코리아, ‘내가 아끼는 집, 나를 아끼는 집’, 2020.08.26.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223962&memberNo=36301288&vType=VERTICAL

박종우, 가구 대신 ‘솔루션’을 팝니다, 브리크brique, <브리크brique> 종이잡지 vol.5, 2020.11.30. https://magazine.brique.co/article/가구-대신-솔루션을-팝니다/  

유한빛, [2021 유통포럼] 고메스 이케아 디지털 이사 “옴니채널 시대…핵심은 데이터", 조선비즈, 2021.03.25.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3/25/2021032502395.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굳닷컴 홈페이지, 2021.04.16, https://www.guud.com/index 

안병준, 까사미아, '온라인' 소통으로 MZ 세대 잡는다, 매일경제, 2020.11.24,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11/1207061/

안병준, 까사미아 '굳닷컴' 쾌속 성장…론칭 6개월 만에 매출 153% 신장, 2021.01.12,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1/01/34825/

김경미, 신세계가 품에 안은 까사미아…4년만에 적자 탈피 '청신호', 중앙일보, 2021.03.24, https://news.joins.com/article/24019557


김임순, 이브자리, 기업원칙 담아 ‘슬립앤슬립 플래그십스토어’ 오픈. 한국섬유신문, 2020.04.29. https://www.k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5155

안병준, 이브자리,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올해 구스 침구 판매량 '쑥', 매일경제, 2020.12.11.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0/12/1274172/ 

소비자평가, 이브자리, 2021년 침구 소비 트렌드로 ‘올인룸’ 전망, 소비자평가, 2020.12.30. http://www.iconsumer.or.kr/news/articleView.html?idxno=14160 

유근일, 이브자리, K-BPI 홈패션 부문 8년 연속 1위, 전자신문, 2021.03.25. https://www.etnews.com/20210325000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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