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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코르셋이 필요 없는 세상을 위하여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방법

요즘 인터넷상에서 탈코르셋 운동이 크게 이슈가 되고 있다. 탈코르셋 운동이란, 여성들에게 씌워진 외모지상주의 라라는 사회의 투명 코르셋을 없애겠다는 운동이다. 같은 여자로서 이 부분에 대해 고심하게 되고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다.

뷰티 유튜버 배리나씨가 올린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 유튜브 캡쳐

뷰티 유튜버 배리나 씨가 올린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 캡처이미지이다. 이 밖에도 많은 유튜브분들이 탈코르셋 운동을 하기 위해 화장품을 부시거나, 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진한 화장에서 지우고 생얼로 살겠다는 다짐들을 한다. 

이 영상에서 배리나 씨는 

'저는 이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남의 시선 때문에 자신을 혹사시키지 마세요. 

당신은 그 존재 자체가 특별합니다. '라고 말한다. 


이런 탈코르셋 운동에 대비하여 이에 반발하는 활동도 눈에 띄고 있다. 

유튜버 박그린씨가 올린 '내가 탈코르셋이 불편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 유튜브 캡쳐

유튜버 박그린 씨가 올린 '내가 탈코르셋이 불편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탈코르셋 운동을 비판하는 이유가 잘 드러난다. 탈코르셋이 또 다른 하나의 강요, 또 하나의 코르셋이 된다면 그건 곤란하다는 것이다.  탈메이크업 자체가 자신을 찾아가는 의미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 저런 주장... 그리고 양측에서 반대편에 대한 성토. 나에겐 이런 모든 주장들이 슬프게 느껴졌다. 결국 우리 사회는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거나 각자의 생각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성숙되지 않은 것이니까. 아마도 탈코르셋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마음일 것이다. 여자는 이뻐야 해, 화장을 해야 해, 긴 머리 등등이 모두 남성 중심의 시선이 빚어낸 것이라 다 깨부수고 싶다고. 또 한 편에선 그건 여성의 본능이야. 탈코르셋이라는 것이 단지 화장품을 부스고 화장을 안 하고 머리를 자른 것만으로 자신을 찾았다 할 수 있는 거야? 그것만이 진리일 수는 없어라고 말이다. 


나는 양쪽 주장에 다 고개가 끄떡여진다. 요즘 중학생까지도 거의 다 화장을 한다는 말에 깜짝 놀랐었고, 이것이 주위의 압력적인 분위기 때문이란 말에 더더욱 놀랐었다. 아이들까지 사회의 여성을 보는 시선에 비판이나 자기주장 없이 종속되어 버린다면 이건 어떻게든 깨 부시고 새롭게 정의되어야 할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난 감정적으론 탈코르셋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탈코르셋을 강요하는 것이 또 다른 코르셋이란 주장에도 동의한다. 이 두 주장은 사실 같은 주장이다. 결국 어떻게든 여자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고 싶다는 의지의 표명이니까. 화장을 좋아하는 사람은 화장을 하고 화장을 싫어하는 사람은 화장을 안 해도 누구도 관여하지 않는 사회. 양쪽 다 그런 사회를 원하는 것일 테니까.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사회,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지 않은 사회를 위해선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 탈코르셋 자체가 필요 없는 사회를 위해서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선 사회가 우리가 인간에게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타인도 아주 소중한 인간이라는 사실! 하느님이 주신 고귀한 생명을 가진 인격이라는 사실. 그래서, 내가 아무렇게나 말하거나 아무렇게나 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 그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인간 자체의 존엄성에 대한 인정 말이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모르는 사람들이 갑질이라는 횡포로, 타인을 조롱하거나 폭행하거나 왕따를 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에게 있는 인간의 존엄성을 타인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서 존중하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사람이 살기 좋은 사회,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 감내 놔라 대추 내놔라 하지 않는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인정하는 사회, 인간을 인간으로서 인정해주는 사회 말이다.  

출처: 유튜버 롬앤romand씨가 올린 '남자들이 좋아하는 메이크업 (feat. 거꾸로 메이크업)

사족을 붙이자면... 유튜버 롬 앤씨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메이크업이라면서 캡션과 반대되는 메이크업을 했다. 그래서 feat. 거꾸로 메이크업이라고 했나 보다.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주장한다. 

'화장을 안 한 얼굴이든, 

내가 좋아하는 메크업을 하든, 

남들이 만든 틀을 벗어나 자유롭게 ' 


나도 그의 주장에 100% 동의하며 글을 마친다. 모두가 남들이 만든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모습을 우리 사회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사회문화가 형성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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