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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왜 주저하는가?

온라인에서 물건고르기 힘든 시간들 

이제 모바일로 물건을 사는 일이 보통 10건 중 7건 정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제 경우만 봐도 컴퓨터 앞에 앉아있음에도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삽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제일 손쉬운 방법이라서 그런 선택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물건을 살 때 검색하는 행동들이죠. 


신기한 것이 있다면, 단골 쇼핑몰이 있는데도 검색한다는 점입니다. 단골 쇼핑몰에 검색어를 넣어서 검색해놓고도 네이버에서 물건을 찾아보고 더 싼 곳이 있는 지 확인해보면서 제시된 쇼핑몰 중 내가 가입되어 있는 쇼핑몰이 있는 지 검색합니다. 순서는 앞뒤가 바뀌긴 하지만, 최소한 5번 이상은 검색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자주 가는 쇼핑몰에서만 검색하면 될텐데. 가장 싼 가격이나 조건이란 확신이 없으니까 전체 비교를 해놓은 검색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소비자 덕분인지, 이제 네이버 쇼핑은 11번가, 쿠팡, G마켓에 버금가는 쇼핑몰이 되었습니다. 찾다가 귀찮으면 그냥 거기서 구매해버리니까요. 


리뷰도 검색한 쇼핑몰당 최소5개 이상은 읽게 됩니다. 못해도 리뷰 20~30개는 보게 되는 것이지요. 검색에 리뷰에, 간혹 블로그도 보고 인스타그램도 보고 페이스북도 보고 어떤 물건 하나를 구입할 때 다양한 정보를 모으고 모읍니다. 그래서, 가장 좋다는 결과를 얻게 될까요? 가장 베스트한 상품을 매번 구입하게 될까요? 자신이 없습니다. 어떨 때는 객관적인 정보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맘을 휘잡는 리뷰를 보고 그 제품을 사기도 하니까요. 매번 온라인 쇼핑이 성공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소비자는 고심하고 고심하는 걸까요? 온라인상 단골가게란 존재하지 않는걸까요?  어떻게 해야 소비자의 마음을 꽉 잡고 다른 곳에 안 가고 내 가게에서 물건을 살 수 있게 할 수 있을까요? 그 고심들이 쇼핑몰을 갖고 있는 누구나 하는 것일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단골 쇼핑몰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이라고 오프라인과 같은 신뢰와 믿음이 없는 걸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보지 않고 구입하고 보지 않고 물건을 주기 때문에 더 큰 신뢰감과 믿음을 줘야만 고객이 단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쇼핑몰들은 어떻게하면 고객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지를 더욱 연구해야 합니다. 

쿠팡이 가장 잘한 것 중 하나가 저는 로켓배송과 정기배송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은 빠르고 믿을 수 있는 배송이 필요했고, 정기적으로 구입할 물건에 대해 고심하는 시간을 줄이고 싶어합니다. 그 두 가지를 제대로 마케팅한 것이지요. G마켓은 스마트클럽을 통해, 좀더 싼 가격의 좋은 물건을 회원권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습니다. 초기 인터넷 공동구매시절보다는 덜하지만, 어떨 때는 꽤 괜찮은 물건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11번가는 다양한 쿠폰으로 통신사 할인 등으로 고정팬을 모아놓았습니다. 이젠 이 대형 마켓들은 반품을 어떻게 하면 더 쉽게 할지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객에게 이익을 주고 신뢰를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쇼핑몰들이 발전하고 발전한다면,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먼저, 필요한 물건도 제시해주고, 자기 쇼핑몰 말고도 다른 곳 가격비교도 해주고,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나쁘다 하면서 같이 쇼핑해주진 않을까? 입어보고 맞지 않는다 투정하면 바로 다른 제품으로 가져다 주면서, 내가 사이즈 잘못 골라서 미안해, 다음부턴 업데이트된 니 사이즈 기억했다가 물건 갖고 올께. 기분 풀어. 하면서 위로해주진 않을까? 저는 이런 상상을 간혹 해봅니다. 이런 것이 AI를 통해 일어날 수도 있을껍니다. 어쩜 거의 그런 기능들이 실행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쇼핑에이전트(?)같은 쇼핑몰이 있다면, 저는 그 쇼핑몰과 사귀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쇼핑이란 특히 온라인 쇼핑이란 외로운 활동입니다. 누구도 나와 같이 모든 제품에 대해서 고민해주지 않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물어볼 순 있으나, 결국 모든 정보를 탐색하고 결정하고 결제하는 것은 나 혼자입니다. 혼자 결정하는 그 과정에서 당연히 주저하고 고민하고 정보를 모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특히,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 온라인 쇼핑이라면 말입니다. 


믿음을 주는 쇼핑몰이란, 소비자와 친구처럼 모든 쇼핑에 동반하면서 같이 고민해주고 상담해주고 위로해주는 곳이 아닐까요? 매번 자기가 필요한 이벤트만 펼치면서 물건 사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죠. 그런 쇼핑몰이 있다면,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주저하는 시간들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외로운 투쟁같은 쇼핑의 시간이 친구와의 즐거운 산책같은 시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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