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누나가 욕먹는 이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왜?

20180302_140014_2110_밥잘누나메인.jpg 출처: 밥 잘 사주는예쁜 누나 홈페이지 포토 갤러리에서 인용

JTBC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후 예쁜 누나로 지칭함.) 가 어제 종영했다. 사실 나는 중반까지만 보고 보기를 멈췄다. 윤진아 엄마의 진상짓을 보기 싫어서 과감히 드라마 보기를 중단했다. 그러나, 관심이 많은 드라마이고 인터넷 뉴스에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주기에 스토리는 알고 있었다. 종영을 하고도 많은 시청자들이 욕을 한다. 이유가 뭘까?


그래서, 난 마케팅 관점에서 이 문제를 고민해보기로 했다. 20년 지기 친구의 동생이고 가족과 같은 서준희가 남자로 다가온 순간, 윤진아는 서준희와 기꺼이 애인이 되었다. 즉, 기존의 틀을 깬 신상품의 출시와 같다. 기존에 묵히고 묵혔던 구 상품을 다른 식으로 개조, 연합하여 새로운 상품이 출시된 것이다.

20180320164719_윤진아.png 출처: 밥 잘 사주는예쁜 누나 홈페이지 포토 갤러리에서 인용
20180321091804_서준희.jpg 출처: 밥 잘 사주는예쁜 누나 홈페이지 포토 갤러리에서 인용


그런 선택 이후, 윤진아라는 캐릭터는 신상품답게 조금씩 바뀌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이때가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했고 응원하던 부분일 것이다. 회사에서 기존 남성 중심의 성희롱성 행동들에 수긍하던 좋은 게 좋다는 캐릭터에서 소심하지만 반대 의견을 내고 기존과 다른 스탠스를 내 보인다. 회사 내 다른 여성 직원들의 지지는 덤이었다. 이유는 서준희였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윤진아에게 용기 있는 행동을 하게 한 것이다. 그렇다, 분명히 이때까진 신상품이었다. 사회적으로 자신이 받는 억압, 부당 행동에 반기를 들고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물론 시청자들은 서준희와의 꽁냥질에 더 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연상녀, 연하남의 이야기는 언제나 주 시청자인 연상녀들의 로망이기도 하니까.


문제는 가장 반대가 심하고 가장 윤진아에게 영향을 주는 엄마가 그 사실을 알았을 때다. 이렇게 용기백배였던 윤진아는 갑자기 엄마의 반대에 편승하게 된다. 엄마 앞에서 서준희랑 헤어지자고 하질 않나. 이때부터 신상품으로 인식되던 모습에서 갑자기 구 상품, 우리가 익히 봐왔던 일일드라마의 막장 퍼레이드를 보게 된다.

20180520_072917_예쁜누나관계도.png 출처: 밥 잘 사주는예쁜 누나 홈페이지 포토 갤러리에서 인용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이 부분이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해오던 신상품 예쁜 누나가 왜 갑자기 구상품 일일드라마로 변질되는 것일까? 아니, 정확하게는 왜 그렇게 인식되는 것일까? 윤진아의 원래 캐릭터가 우유부단하고 종족적이기에, 그리고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역량이 모 잘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부분은 신상품의 배신이었다. 신상품인 줄 알았던 윤진아는 여전히 구상품 있던 것이다. 신상품이라고 약을 팔던 드라마가 결국 우리가 익히 써오고 봐오던 구상품을 포장만 바꿔서 판매했다는 사실.

신상품이라고 홍보를 하지 말던지, 구상품인데 조금 포장만 바꿔봤어요. 이름은 그대로예요. 이러고 진실을 알려주던지 했다면, 실망하진 않았을 것이다. 기대 자체가 없었을 테니까.


처음 시작할 땐 신상품처럼 뭔가 신선한 것이 있는 것처럼 홍보하다가 점점 먹다 보니, 옛날 그 맛. 게다가 비슷하게 구현한 그 옛 맛도 제대로 나질 않는 그 상품을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는가? 나라면, 다신 안 사 먹는다 결심을 했을 것이다. 왜? 업체 거짓에 놀아난 것 같으니까.


그래서, 마케팅은 진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을 담아 진실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내놓는 것이 마케팅이다. 그런데, 그 관점에서 보자면, 윤진아는 어떤 것도 변화한 것 없는 구닥다리 상품이다. 마지막에도 서준희가 적극 프러포즈하지 않았다면 그 들은 헤어진 채 살아갔을 것이다.

20180518_180213_8359_윤진아샷.jpg 출처: 밥 잘 사주는예쁜 누나 홈페이지 포토 갤러리에서 인용

요즘 우리들은 어떤 것을 드라마라는 상품에서 보길 원할까? 우리의 현실은 미투 운동으로 들끓고 있다. 여성의 억압, 사회적 진출에 따른 불이익. 이런 부분이 큰 화두가 되고 해결하는 방향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 있다. 그때 예쁜 누나는 사회적 성희롱 문제, 성차별 문제를 윤진아의 회사생활을 통해 끌고 들어왔다. 초기엔 분명히 문제사항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윤진아를 통해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결론은 윤진아가 퇴사한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어쩜 현실은 그럴 수도 있다. 대부분은 문제 제기를 한 사람, 피해를 본 사람이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끝나기도 하니까. 그런데 드라마에서까지 그랬어야 할까? 이 부분을 드라마로 끌고 들어왔다면 드라마에서만큼은 속 시원하게 복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현실은 현실이고 드라마는 드라마인 것이다. 현실에 있는 문제점을 드라마로 보여주되 해결점은 현실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의 현실이 아름답지 못하더라도 드라마를 통해 대리 만족하고 아름다운 결말을 보고자 하는 것이 시청자의 의지일 것이다.


분명 내가 갖고 있는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상품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 홍보를 믿고 상품을 구입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해결이 안 됐다. 그렇다면, 다신 그 상품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드라마던 마케팅이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소망, 바람을 배신하는 건 매출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고 사게 해주는 것이 마케팅인데 거기에 일말에 진실이 없다면, 거짓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쁜 누나가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것이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희망, 바람에 대한 배신. 정확하게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 마치 뭔가 바뀔 것 같았던 윤진아가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의지도 안 보이는 것에 대한 절망. 마치 처음엔 신상품으로 마케팅했던 것이 뜯어보니 포장만 바뀐 구상품이어서 느끼는 그런 배신감 때문은 아닐까.


<우울할 때 하면 좋은 게임, 열심히 땅파서 진짜 채소받는 게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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