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회사에 다닐 때, 한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넌 이직할 때마다 점점 내가 잘 모르는 회사로 가는 것 같아..."
옆에 있던 친구 하나가 그런 얘기는 하는 게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그저 일에 대한 관점이 다른 것 뿐이다.
친구처럼 일하는 곳의 소속감에 가치를 둔다면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는 매우 중요할 것이다.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이 '좋은 회사'를 오래 다니려고 할 것이다. '더 좋은 회사'로 이직을 할 수도 있다.
참고로 위의 말을 했던 친구는 공무원이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수 년 간 준비했고, 그래서 이렇게 고생해서 일을 시작했는데 소속감과 자부심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옆에서 지켜봐도 이 일이 잘 맞아 보인다. 본인이 만족하고 자부심이 있으니, 다른 방식의 커리어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도 있는 건 당연하다.
다만 나는 조직에서의 소속감이나 자부심보다는 나 자신이 먼저라고 생각할 뿐이고, 명함 없이 사는 불안감이나 걱정보다는, 명함을 유지하기 위해 명함 속의 조직이 내 세상의 전부가 되는 게 더 두렵다.
그래서 어떤 명함을 가지고 있든 그 명함 앞에 나서서 살아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