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꾸미기의 존엄함에 대하여
전 세계 평균적으로 약 60~70% 정도의 인구가 자신만의 방(혹은 충분히 분리된 개인 공간)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물론 나라마다 큰 격차가 있다. 한국의 경우‘자신만의 방’이 있는 한국인 비율은 80~90%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나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을 때부터, 혼자 방을 쓰기 시작했던 거 같다.
스페인에서 교환학생을 하였을 때도, 다행히 플랫 하우스였기에 나만의 방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단기로 빌리는 집이었기에 가구를 바꾼다거나 인테리어를 할 순 없었다. 그저 벽에 종이 몇 장을 붙인 정도?
그리고 요즘은 개인적 이유로, 함께 공간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있는다. 물론 선택해서 한 일이고, 좋지만 때로는 나만의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애초에 둘이 살기엔 집이 좁은 것도 있다.
이곳에 오기 전, 본가 방 사진을 좀 공유해보고자 한다.
방 꾸미기란 인간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1차원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있는 곳을 누군가의 허락 없이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 큰 특권이자 해방 같다.
작년 이맘때쯤, 본가 내 방. 스페인에서 중고거래로 산 카펫이 포인트다.
여름이면 즐겨 듣는, LP.
공간도 말을 한다.
나는 완벽히 정리되고 깨끗한 것보단 조금은 느슨한 정리정돈을 선호한다. 딱 떨어지듯 놓인 것은 그 자체만으로 조금 부담스럽달까? 캐주얼하면서도 지저분하지 않은 그런 공간을 원한다. 그건 어쩌면 나의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사람을 만날 때도, 세상을 볼 때도 나만의 기준으로 그것들을 정리하곤 하지만 완전히 잘라내거나 딱 떨어지게 보진 않는다. 결국 내가 누구인지 내가 말하기 전에, 공간이 말을 하는 것이다.
아무튼, 지금 저 방은 내 동생 공간이 되어 또 다르게 바뀌어 있다. 본가에 가면 원래 동생 방이었지만 지금은 옷방이 된 곳에서 자는데, 그것도 새롭고 좋다. 물론 지금 집도 좋고. 하지만 물건이 너무 많아서~ 다 벌리고 싶다. ㅎ..
좋은 공간을 가진다는 건 특권이자,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인 거 같다. 모두가 적정량의 공간을 소유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