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과 사랑에 대한 고찰, 그리고 디자이너에게 사진이란
지난 7월 나는 한 친구의 제안으로 하자 센터에서 진행하는 마켓에 셀러로 참여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하는 협업이라 나는 기쁘게 제안을 받아 드렸고, 함께 주제를 선정했다. 고민하던 끝에 우리 팀은 '결함주의보'라는 팀 이름을 만들었다.
결함주의보, 숨겨놓거나 외면하고 싶은 나의 결함에 대해 그림으로 표현해 보자는 것.
나는 처음에 소심한 나의 성격을 짧은 만화로 표현하고 싶었다. 가령 테이블에서 쉽게 퀴어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하거나 농담의 주제로 사용할 때 불편함을 표현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런 일들이 왕왕 있진 않았지만, 일 년에 한두 번이더라도 나는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만화를 만들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고 결국 좀 더 직관적인 주제가 필요했다. 결국 엽서나 마그넷 등, 정말 '굿즈'를 만들기로 했고 주제는 'Love is Never Wrong'으로 정했다. 퀴어가 우리 사회에 결함이 될 수 있을까? 사랑이 우리 사회에 결함이 될 수 있을까. 그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내 대답은 단호히 아니었다. 아니었으면 했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주체의 특권이자 해방의 언어이지 않을까. 오래전 남녀를 불구하고 사랑을 선택하는 건 엄청난 특권이었다. 특히 여성은 더욱이 억압되었다.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팔려 가야 하거나, 날 선택해 줄 때까지 기다려야 했던 시기가 있었다.
더 원시적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린 자유로웠을 것이다. 그러니깐 아주 소수로 모여 살 때- 신분이나 계급 같은 것들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때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신분과 계급으로 개인이 점칠 되어있던 봉건 사회를 지나, 오늘날 우리는 현대 교육을 받고 민주 시민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주체가 사랑을 선택할 수 없다면, 억압된 사랑을 해야 한다면 그것이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는 헌법을 수호하는 현대 사회 정신에 부합하다고 할 수 있을까? 모든 인간이 존엄하듯이 모든 사랑도 존엄하지 않은가.
그 누구의 사랑도 결함으로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디자인을 한다면, 사진도 찍어라
오랜만에 전공 수업 마냥, 카메라를 빌려 제품 사진을 찍어 보았다. 확실히 오랫동안 '사진'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걸 느낀다. 사실 모든 작업물들이 사진으로 기억되고 공유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내가 디자인을 하든 건물을 만들든 요리를 하든 '사진'에 대한 미감과 실력을 키우는 건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그걸 지속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3년 전에 사진을 잘 찍었다고 오늘도 그럴 거란 보장은 없지 않나.
돈이 없어서 DSLR은 당장 못 살 거 같지만, 나중엔 꼭 나만의 카메라는 구매하고 싶다. 꾸준히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나의 작품 세계를 담을 렌즈를 깨끗이 하는 것과도 같을 수 있다.
그럼 여기까지, Love is never wrong을 기획하며, 준비하며 담은 생각들의 글을 마친다.
ps, 모든 이들의 사랑이 존중받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