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내용은 곧 출간될 김진만 PD님의 환경 에세이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출간될 도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쓰촨의 판다 보호구역 내 연구센터에는 판다 유치원이 있는데 엄마 판다에서 분리된 스무 마리 정도의 어린 판다들이 수용되어 있었다. 그 많은 자그마한 녀석들이 한 번에 꼬물거리니, 귀여움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보호 정책과 인공수정 등을 통해 판다는 최근 들어 멸종 위기종에서 간신히 벗어났지만, 여전히 개체 수는 불안한 상태다.
판다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대나무가 사라져가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며 아시아 국가들은 빠른 속도로 개발에 불을 붙였고, 21세기에 들어서는 도시화가 가속화되었다. 이와 함께 숲 역시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 인간의 거주지나 관광지 등으로 개간되면서 숲이 조각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대나무가 연속적으로 광범위하게 서식하는 지역이 줄어들었다.
동면을 하는 다른 곰들과 달리 판다는 동면하지 않고 겨우내 먹이를 찾아 산을 오르내려야 하는데, 유독 대나무에 집착하는 판다에게 대나무 서식지가 단절되고 줄어든다는 것은 바로 자신들의 세상이 끝난다는 의미다.
온난화는 판다들의 어려움을 더욱 부채질한다. 과학 잡지 《네이처클라이멋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올라간다면, 중국 북서부 친링산맥에 사는 자이언트 판다의 주요 먹이인 대나무 세 종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 판다의 약 5분의 1이 이곳, 친링산맥에 살고 있다.
판다가 사라진 세상, 그곳에서 우리는 온전히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생명체들이 하나둘 사라져가는 세상에서 인간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사랑스러운 판다를 지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대나무를 지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숲을 지켜야 한다. 숲은 기후변화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마지막 보루다. 이러니, 판다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단지 ‘귀여움’ 말고도 충분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