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편도 비행기표를 찾아보다 든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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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Hors série)
한국행 편도 비행기 찾아보다가 들었던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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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비행기를 자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나는 여타 다른 여행객과 마찬가지고 비행편을 예약할 때에 왕복으로 끊을 때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매번 왕복을 끊을 수는 없다. 편도 표만 끊을 때는 정말 느낌 자체가 다른 것 같다.
첫 편도는 2017년 1월. 프랑스 유학을 결정하고 나서 돌아오는 표가 없다는 걸 처음 인지했다.
모든 것을 두고 나오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나의 소중한 모든 것들을 제쳐두고 나의 몸, 그리고 나의 주변을 지탱해줄 물건들을 캐리어에 가득 싣고 떠나는 느낌은.. 여행의 기쁨, 설레임 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새로운 환경이 기다리고 있는 곳의 새로움, 기대 보단 나를 전혀 알지 못하는 곳에 혼자 뚝 떨어져 살아가야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표면적 목표들. 두려움이 가장 먼저 앞서는 편도 비행기.
이후 여름에 한국을 들어올 때면 자연스럽게 왕복 비행편을 끊었었고, 3-4년이 지난 후 나는 다시 편도 비행기를 끊어야했다. 그때도 마찬가지로 익숙한 프랑스의 풍경, 집, 친구, 교수 그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했다. 돌아올 수 있는 표가 없다. 생각보다 절망적이었다. 17년도에 느꼈던 감정들과는 다르게 아쉬움, 처량함 가득한 편도 비행편이었다. 13시간 비행은 길다. 하지만 돌아갈 표가 없다는 그 사실에 졸린 눈을 감지 못하고 뜬눈으로 그 시간을 보내야했다.
다시 한번의 왕복 비행편을 끊어 한국으로 그리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이제 다시 프랑스발 한국행 편도 비행기를 끊을 때가 다가오고 있다. 이젠 사뭇다른 편도행이다. 더이상 이곳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현실이 이미 여름이 다가오며 결정되었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계획은 2-3년 전부터 확정되어있었다. 잊어버리고 싶은 현실이었을지 모른다. 나 스스로 망각하고 싶었다.
파리에서 출발할 것인가. 마르세유에서 출발할 것인가.
그리고 언제 돌아갈 것인가. 7월이 좋은가.. 8월이 좋은가 ? 혹은 9월 ? 여름엔 덥잖아.. 죽어.. 거긴.. 이러면서 고민하고 고민한다.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다. 추후 학교 일정에 따라서 어떤 이벤트가 생긴다면 그 시간을 보낸 후 한국으로 돌아가겠지만.. 아직 표를 찾아보고만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고민과 감정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17년도 한국을 떠났을 때처럼 모든 것을 두고.. 정리하고 돌아가는 것 같다. (아니 아직 프랑스 입니다…)
이번 여름의 편도표. 그 이후의 나의 비행편은 왕복 ? 혹은 편도 ?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때 가봐야 알겠지…
착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기다리는 가족과 사람들이 있을거니까. 그곳에서도 삶을 살아가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