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의 시작일 듯
9월의 중순으로 들어가는 날. 9월 10일입니다.
오랜만에 남깁니다.
런던에서 보낸 25년의 4월 이후 5개월이 지나버렸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간 인생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할 것들의 연속이었어요.
일단 6월까지 맡은 학업을 충실히 마치고, 좋은 작품으로 프랑스 미대 대학원을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졸업을 준비하는 동시에 영국으로의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했어요.
급히 준비하는 거라 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여유있게 하고 싶었어요.
프랑스 짐의 반은 영국 런던 누나의 집으로 보냈습니다. 조금씩 비워지는 짐과 드러나는 집의 공간들을 보니 조금 공허함을 느끼기도.
한국에 들어와 바로 YMS 비자 준비에 나섰고, 결국 8월이 되기 직전 비자를 수령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바로 비행기 티켓을 끊고, 마지막 날까지 만날 사람들을 만나고 다시 유럽으로 돌아올 준비를 마쳤습니다.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쩌겠습니까. 삶이 이끄는대로 가니 결국 이렇게 다시 유럽으로 돌아오는 인생.
당황스러운 일정이지만, 그만큼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에 있어 런던만한 곳이 없긴 합니다.
당연히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미친 월세와 생활비에 욕이 나오지만, 언제 런던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보나 싶습니다.
누나와의 30분 통화로부터 시작된 프로세스는 하루가 채 지나지않아 부모님 모두의 동의를 얻어버렸고, 그날부터 바로 준비된 영국에서의 삶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누나가 런던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비자로 도착하는 영국에서 누구보다 부드러운 연착륙을 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영국 그리고 런던이라는 곳은 어쩌면 한국에서 어느 도시보다 많이 들렀던 곳이고 좋아하는 곳이기 때문인지, 유럽에서 대학, 대학원을 나왔고 8년간 살았었기에 적응하기보다는 바로 생존모드로 변환하여 풀타임 일자리를 구하고 있습니다. (7월부터 구해보지만 여간 인터뷰 하나 잡기도 어렵긴 합니다.)
지난 7월은 한국에서 꽤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카페를 다니며 가지고 있는 카메라로 다양하게 공간을 담는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그때의 저의 감정, 마음, 기분을 있는 그대로 표현된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지만 가끔 올려보겠습니다.
영상은 길지 않게 1분-3분 사이로 각 시퀀스는 3초에서 10초가 안되는 짧은 길이의 영상을 합쳐놓은 것들입니다. 그래서 별볼일없는 영상들과 풍경이지만, 모여있을 때 발현되는 분위기와 놓치고 사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카페를 홍보하는 것이 아닌, 그때의 기억, 분위기, 상황을 다큐멘트 한다.. 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상작업은 제 사진작업의 분위기를 꽤나 닮아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래도 새로운 시각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친구들 모두가 너 사진이랑 똑같아 ! 라고 하더라구요.
좋은게 좋은거죠 ㅎ.
지금은 영국에서 거주중입니다.
지난 글과 사진을 다시 올릴까 고민중입니다만, 현재에 집중할지, 과거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에 집중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늘려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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