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le에서의 준비운동 (3)

by Eunsu YUN


Le 24 Août 2025

다시 아침. 일어나 따스한 햇빛에 다시 눈을 연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시차에 적응이 되어서 그런 걸까. 침대에 누워 하늘을 보는 시야가 너무 좋다. 눈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영상으로 담으면 또 다른 시선으로 담을 수 있다. 책상 위에 올려두었던 카메라 전원을 켜고, 해가 구름에 가려지기 전에, 얼른 이 햇빛을 기억하고 싶었다.


오늘은 또 어디로 향할지 아직 모른다. 바다를 갈지, 숲을 갈지. 친구의 집은 바닷가 바로 근처다. 영국의 따스한 햇빛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한번 사라지면 언제 하루 종일 화창할지 모른다. (그냥 매일 1년 365일 비 오고, 해 잠깐 뜨고 그게 끝이다. 정말 여름의 한 중간 잠깐의 기간에 해가 하루 종일 뜨고 날이 좋다. 그때가 지금이다.)



바닷가에 내려가니 온 동네 사람들이 Bank Holiday의 마지막 주말과 해살을 즐기러 온 듯했다. 난 역시 전날과 마찬가지로 바닷물은 질색이기에, 넓게 펼친 비치타월 위로 모래를 털고 털썩 주저앉았다. 혹시 몰라서 가져온 우양산을 펼쳐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백사장으로 내리쬐는 해를 이리저리 가려본다. 핸드폰으로는 좋아하는 노래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켜놓는다. 다들 바닷가로 달려가 매섭게 몰아치는 파도를 뚫고 수영을 하러 간다. 난 그들을 보며 그저 웃는다. 난 안 좋아하니까. ㅎㅎ 그저 바라보며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는지 바라볼 뿐이다. 나도 나름대로 즐기고 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하며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또 누군가 쉬러 돌아오면 떠들고, 이야기하고..



해가 질 때까지 바닷가에서 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준비한다. 참고로 어제저녁 메뉴는 갑자기 닭갈비가 결정되어 없는 재료로 미친 듯이 10인분에 가까운 양을 만들어냈다. (나 자신 칭찬함.. 진짜). 오늘은 바비큐 그릴을 이용한 바비큐 한상이어서, 햄버거 패티를 직접 만들어 구웠다. 옆에 화로에는 마른 장작을 넣어 불을 지폈고, 바비큐가 완성되기 전까지 포도와 감자칩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불 앞에 오순도순 모여 한 곳을 바라보며 각자의 두 눈동자에는 활짝 핀 불이 비친다. 잠깐 그 시간만큼은 불 앞에서 어린아이가 된 것 같았다.



다 태워버린 닭고기도, 찬바람에 식은 가니쉬도 분위기를 뛰어넘지 못했다. 촛불을 각자 앞에 켜놓고 흐릿하게 보이는 각자의 접시에 올려진 햄버거와 음식들. 그리고 라즈베리 치즈케이크까지. 언제까지 먹나 싶은 사람들. 정말 잘 먹는다.


다 같이 마무리를 하고, 소화시키러 밤 11시가 넘어서 산책을 나간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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