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it vacances d'été in Poole / 25년 8월
어제 고단한 일정이었기에 다들 늦은 아침을 먹고, 슬금슬금 일정을 준비했다. 친구네 가족이 소유한 보트를 타고 수영을 즐기고, 한 섬에 들어가 둘러보는 일정. 개인적으로 바다를 좋아하지만, 수영은 짠물에 하는 걸 싫어해 난 배 위에서 놀기로 했다. 선착장에 정박한 배를 풀고 시동을 걸어 항구를 천천히 나선다. 배를 모는 친구의 모습이 꽤나 멋있어 보여 햇살이 더 비치면 그 모습을 담아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게 흔치 않은 경험이다. 영국 남부 바닷가 마을에서 보트를 끌고 바닷가 한가운데서 수영을 할 수 있는 경험. 두번다시 오지 않을 행복한 시간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을 온전히 즐기려 했다. 어떤 어색함 없이 나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친구들은 바다에 몸을 던졌다. 다이빙을 해대며 휴가의 즐거움을 온 몸으로 만끽하고 있었다. 나 또한 그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사진으로 담았다.
인상적인 것과는 다르게 내가 처해있는 상황과 위치, 그리고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과 사람들이 매우 이질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아직 한국을 떠난지 며칠 되지 않았기에, 그리고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온몸을 느껴야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직은 일상생활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프랑스에서 자연스럽게 여겨지던 것과 비교하는 버릇이 있다. (한국인이지만, 한국에 익숙하지 않고 프랑스 생활에 익숙한 Former 프랑스 거주자..)
배를 잠시 해변에 최대한 가까이 정박시켜놓고, 패들보트를 타고 한 섬으로 들어간다. 빨간 다람쥐가 서식하는 섬으로 유명하다고 들었다. 난 최대한 바닷물에 옷이 젖지 않도록 조심해서 패들보트에 올랐고, 우리는 섬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섬 안은 영국 같지 않은 자연 풍경이 여럿 펼쳐졌고, 어쩌면 제주도의 곶자왈 같은 밀림의 풍경이 펼쳐지면서도 잘 가꿔진 정원의 느낌을 받았달까. 여튼 나는 항상 즐기던대로 카메라를 열어 다양한 풍경을 담기 시작했고, 황홀한 느낌을 받으며 섬을 느낄 수 있었다. 점점 저녁 시간이 되자 사람들은 섬의 항구로 모여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도 다시 해변으로 돌아와 낮아진 수위로 인해 정박해놓은 곳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사건은 이로부터 시작되었다. 배의 키를 가진 주인께서 키를 바다에 떨어뜨려 배를 출발시킬 수 없었다. 어떻게든 안정을 취하며 보험을 불렀고, 보험사 배가 우리 배를 밧줄로 묶어 항구까지 들어오는.. 인생에 한번도 일어나지 않을 일을 경험하고야 말았다.
친구의 집에서는 4박 5일을 보낸다.
매일 아침 느껴지는 따스한 햇살이 방 곳곳을 비추는 것.
하늘의 햇살이 집 앞의 커다란 나무의 나뭇잎에 가려 매시간, 매초 다른 그림자를 선물해주는 것.
그 그림자에 행복해지는 것. 그리고 감사한 것.
보트를 타고,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고, 맛있는 것들을 같이 요리하며 즐기는 것 여기서 일어난 모든 일들이 하나같이 감사한 일들이지만, 내가 진정으로 아껴왔던 일상의 순간순간의 아름다움과 그리워했던 유럽의 햇살을 다시 느낄 수 있음에 더 맘 놓고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4박5일간 매일 아침 거실에 일찍 나와 노트북으로 전날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정리한다. 일련의 작업을 마치면 아침을 먹으러 일어난 친구들이 커피를 홀짝이며 어제 담긴 자신들의 모습을 구경하기 시작한다. 어제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사진 속 본인들의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운게 신기한지, 재밌어한다. 나는 그 모습과 그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뿌듯해한다. 그게 사진을 찍는 이유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