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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lleo Sep 05. 2019

독일 마트에도 변화가 시작되었다.  

과일, 야채 포장 변화의 시도

날씨가 더워지니 제철 과일들도 일찍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여름이면 가장 맛있는 납작 복숭아와 체리가 일찍 나왔다. 그리고 봄과 여름 사이 이곳은 딸기가 한창이다.

독일의 딸기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 시즌 정도 늦게 시즌이 오는데, 아마도 따뜻하지 않은 날씨 때문일 것이다. 여름 딸기는 한국 딸기 못지않게 과육이 풍부하고 새콤하고 달콤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겨울철에도 물론 딸기는 먹을 수 있지만 이 시기(스페인에서 수입해 오는)에 먹는 딸기와 맛이 천지 차이다.

덕분에 딸기 귀신인 나와 아들이 매일 딸기를 먹는 즐거움에 빠져있다.

독일의 여름딸기

이 계절 딸기는 주변 지역에서 나오는 것들이라서 포장도 아주 단출하다. 종이로 만들어진 상자에 딸기만 담겨 있다.

*포장이 잘(비닐과 플라스틱으로 깨끗해 보이게) 되어 있는 과일이나 채소들은 주로 스페인이나 타 국가에서 들여오는 것들이 많고 지역제품이나 유기농 제품들은 포장을 줄여나가는 추세이다.


이제 두 번째 달, 야채나 과일을 살 때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천 주머니를 가지고 장을 보러 다닌다.

첫 달은 네다섯 번쯤 사용했을까? 외출 후 집에 오는 길에 장을 보는 경우나, 천 주머니를 챙기지 못하고 장을 보러 간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사용할 기회가 적었다.

그리고 이번 달은 장 보러 다닐 때는 꼬박꼬박 잘 챙겨서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이것이 익숙해지다 보니 주머니를 들고 가지 않은 날에도 야채를 살 때는 가능한 비닐에 담지 않는다.

껍질이야 어차피 씻어서 먹을 것들이니 굳이 위생 때문에 비닐에 넣는 것이 불필요하다 라고 생각을 바꿔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한국에 비해 독일의 마트에서 야채나 과일은 비닐, 스티로폼, 랩 포장이 덜 된 편이지만 여전히 과일과 야채에 불필요한 포장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의 마음은 비닐 포장된 제품들이 무균의 상태인 것 마냥 신뢰하고 포장이 잘 되어 있을수록 신뢰도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겉 비닐 포장을 없애고 작은 띠나 스티커를  붙여 놓거나 야채에 직접 도장으로 대체 한 제품들도 있다.

 집 주변에 있어서 자주 이용하고 있는 마트 중 하나인 REWE에서는 최근 유기농 제품들의 포장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종이와 비닐 포장을 없애고 제품에 도장을 찍는다거나 최소의 정보를 담은 작은 스티커를 야채에 직접 붙이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출처: rewe 홈페이지

고구마, 호박, 오이 등처럼 단품으로 판매되는 것들은 비닐포장이 되어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바뀐 유기농 라인 포장은 아이디어 넘치고 비닐과 플라스틱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유기농"이라는 카테고리에 집어넣기 위해 따로 비닐 포장을 해서 판매하고 있는 "친환경"제품들이 아이러니하게 마트 속에 존재하고 있다.


최근 한국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영상 속에서 과일을 구입해서 먹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과일과 야채를 비닐 포장하거나 스티로폼과 랩으로 감싸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 소비자의 시선은 언제나 "새것"과 "깨끗함"을 우선으로 꼽고 있으니 대부분의 제품들에 불필요한 포장들이 소비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이 된다.

어떤 환경 블로거의 글에 따르면 과거 우리는 "청결"의 문제 때문에 플라스틱이나 비닐 포장을 했고 그것이 소비자에게 "깨끗함"이라는 이미지를 연상시키게 되었다는 글이 있었다.

어느 부분 공감하는 바이다. 포장지 속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은 새것이고 깨끗하고 흠이 없으니 당연히 돈을 지불하며 사는 소비자는 그런 쪽을 선호하는 것도 당연할 테다.

하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비단, 이것이 분해되지 않고 수억 년 동안 지구를 떠돌아다니며 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의 편의와 욕심으로 잠시 소비하고 버려지는 이 플라스틱들은 나의 아이와 나의 아이의 자식들이 살아갈 이 지구의 숨구멍을 틀어막고 있는 건 아닐까.

그저 불필요한 것을 소비하지 않기 위해서 라고 사용을 줄이는 것 바로 이것부터, 우리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작은 단순하고 간단하다.

일단 생각부터 바꾸면 된다.

포장되어 있지 않아도 위생상에 문제가 없으며,  흠이 난 과일도 충분한 상품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대단한 환경운동가 이기 때문이 아니다.

주머니를 들고 다니는 일이 다소 귀찮기도 하지만 단 한 번 사용되고 버려져 쌓여가는 플라스틱에 대한 죄책감을 덜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귀찮음과 번거로움이 될 것이다. 소비자의 시선이 변하면 판매자의 태도도 변할 것이다.

독일이 선진국이기 때문에 이런 변화들이 생겨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것은 다수의 사람들의 생각이 변하고 그것이 실천으로 옮겨졌기에 만들어진 변화이다.

나 하나 변해도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것. 기억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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