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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오 Aug 23. 2016

규칙적으로 살아보기 1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한 달 하고 사 주째가 되어간다. 30년을 규칙과는 무관하게 살고 싶었던 내 인생의 각오는 어느 날 발견한 나의 건강 이상 신호 때문에 마음을 바로잡아야 했다.  

오랜 시간 겪고 있던 불면증에도 타국살이의 온갖 시련 속에서도 나는 내가 보내는 하루에 단 한 번도 관심이 없었다.

그저 예민한 나의 성격 때문이겠거니 생각하며 나도 가족들도 심지어 나의 주변 친구들도 그렇게 나는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로 낙인찍어버렸다. 그 낙인은 나의 이마에 얹어져 저는 예민한 사람이라고 주홍글씨로 남겨졌다. 그 때문에 나는 낯선 이를 만났을 때 재빨리 이마를 까내어 보여주며 난 이런 사람이니 날 쉽게 생각하지 마란 말이야. 라며 낯선 이들에게 무기처럼 사용해 왔다.

그렇게 연마된 나의 날카롭고 자극적인 성격은 결혼을 하고 난 후 아주 많이 무뎌졌는데 주변 사람들은 남편을 잘 만난 덕이라고 남편 칭찬을 아낌없이 하지만 사실, 내 남편은 나의 성격 개조를 위해 그리 많이 힘을 쓴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 역시 아니다.)

내가 이 사람을 만나고 난 후부터 세상에 숙면이란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 말이다.  말했다시피 나는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었다. 침대에 누워 잠이 들기까지 두어 시간은 기본이고 아침해가 뜰 때까지 잠을 못 잤던 날도 허다했다.

그렇게 시작하는 하루는 당연하게도 종일 괴롭고 힘겨웠으며 온전한 정신일 수 없던 날들의 연속이었다.

잠을 잘 자본 적이 없는 사람은 잠을 잘 못 자서 괴로운 것도 모른다. 잘 자고 일어나서 느꼈던 기분을 알리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내 옆에 코를 드르렁 골아대는 남편이 있다 하더라도 그가 있기에 심신의 안정을 취하며 잠이 들 수 있게 되었다.


규칙적인 삶의 기본은

일정한 시간에 자고 먹으면 되는 것 이 기본에 충실한 삶을 살면 되는 심플 라이프이지만 모든 게 과한 요즘 세상살이에 기본을 지키는 일은 참 어렵다.

주변에 널려있는 먹을거리 덕분에 끼니때가 되어도 배가 고플 리가 없고

나는 자유로운 몸이(프리랜서라는 직업 덕에)라서 늦잠을 자도 그 누가 뭐라 하지 못하니까

나에게 "규칙"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를 숨 막히게 하는 것이랄까...

그만큼 일정한 시간에 맞춰 무엇을 해야 하는 일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지만

나는 나의 목숨을 위하여 그것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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