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힘들어
날카로운 말로 아이를 혼낸 날은 나 역시도 그 날카로움에 베인 상처가 쓸려 아프다.
그 미안한 마음으로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는다거나 집안 정리를 하는 중간에도
나는 여전히 “부족한 엄마”라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과 아이에게 상처를 준 죄책감 같은 것에 휩싸이길 반복하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도 나에게 조차 합리화할 수 없는 미안한 마음을 벗어내지 못한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모두 지쳐있었으니까,
오늘은 너무 많이 걸어 피곤했으니까,
오늘은 내가 널 위해…
오늘은 내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으니까…
차마 아이에게 엄마가 화낸 이유가 이런 것이라고 변명을 늘어놓을 수는 없었지만 결국 나의 정신적 / 감정적 회복을 위해, 나는 오늘도 저런 이유들을 찾아 스스로에게 합리화를 시켜야만 하는 육아가 너무 힘겹다.
나는 자꾸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것도 같고
아이가 좋아 죽겠다가도 세상 너무 피곤한 존재로 감당이 안되기도 한다.
일관성이란 없는 엄마는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두려움을 채워 넣고 있을까.
그 두려움은 나에게도 번져 나를 자꾸만 초라하게 만든다.
기록하지 않으면 이 불편한 기분들이 금세 잊히고
나는 자꾸 이 일들을 반복할 것 같다.
아이에게는 부족했던 엄마였지만 노력했던 모습이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혹여 나의 아이가 유년시기 상처가 새겨진 어른이 되었을 때
“그럼에도 엄마는 너를 사랑해서 그런 거야”라는 말 대신 엄마도 널 혼냈을 때 이만큼 마음이 찌릿찌릿하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너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음의 틈이 없었나 보다.
너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야.라고
사과하고 싶다.
그때 속상했던 너의 마음을 함께 나누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어른이 된 너에게 여전히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