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멜오 Sep 06. 2022

이로운 생활 - 육아가 왜 힘드냐

직접 해봐야 알지.

육아를 한다는 건

나의 인생 지난 회차의 줄거리를 보는 느낌이다.

나의 어린 시절부터 유년기 그리고 성인이 되어 보낸 시간들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아이에게 흡수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다.

그만큼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육아의 세상이란 말을 하고 싶은 가보다.




아이를 키우면서 지나온 그리고 현재의 나를 마주하게 되는 순간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과거의 나- 어릴 적 나의 자아와

엄마 아빠가 나에게 대했던 말과 행동의 온도

나의 성장에서 스며들어 만들어진 나의 삶에 대한 태도들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이 된다.

때론 이 DNA라는 것이 야속해질 때도 있다.


예를 들면

내가 가장 닮고 싶지 않던 특정 부분의 엄마의 태도를

아이에게 그대로 하고 있을 때

그런 태도를 취한 후 나에게 밀려오는 자책감과 실망감은 내가 나의 것을 이루지 못한 실망감보다

훨씬 크고 깊은 상처를 남긴다.


내가 끊어 내고 싶었던 것을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하며 의식하며 살아보지만 나의 다짐이 실전에 사용되어 효과를 발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육아는 언제 어디서든 예상치 못 한 것이

갑자기 순식간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매일 매 순간 자책과 후회

그리고 아이에게 사랑한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을 더 키우게 되고 미안함을 만회하려 더 애쓰다 보면

힘이  들어간 나는 별거 아닌 것들에 긴장하게 되면   아닌 것을 수할 때 더 쉽게 화를 쏟아 내고야 마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아이에게 화를 내는 순간에는 마치 머리와 입과 감정이 모두 제각각 이루어진 것처럼 이성과 감정 그리고 입에서 내뱉어 나오는 말들이 제각각이다.


육아가 왜 힘든지

그것은 물리적인 시간과 육체적인 노동의 강도 수치뿐만 아니라 증명하기 어려운 내적인 감정의 소비를

수치화할 수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수치화 할 수 없으니 누군가에 강도 4였다면

또 어떤이에게는 7, 8, 9 이렇게 될 수 있으니 말이다.


매뉴얼도 없고 꼼수도 없는 것이 바로 육아 세상.

주는 것이 그대로 나에게로 돌아온다.

기쁨도 미안함도 자책감도 수치화될 수 없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 일이기에 이거 해볼 만 한걸? 하는 이른 자만도, “너도 해봐”라는 섣부른 추천도 할 수 없다.


행복과 괴로움

이 원초적 감정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잘해야만 떨어지지 않고 다음칸을 건너갈 수 있다.

지금 떨어지지 않았다고 다음이 수월하게 지나갈 리 없으며 내가 방심한 순간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또 이게 떨어지면 죽고 살고 하는 심각한 건 아니라 가다가 떨어져도 “아이코 엄마도 잘 못하지만 또 해볼게” 하고 말하고 다시 올라가면 된다.


아 물론.

“야 너도 못하잖아” “너 때문에 떨어진 거야”라는 말은 금지! 절대 금지!!




매거진의 이전글 이로운 생활 - 나를 만드는 아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