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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오 Sep 09. 2022

이로운 생활 - 독일 아이들의 사회생활

아이들을 믿어주는 힘을 기르기

서양 문화의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교 활동을 조기교육 시킨다.

어린 시절부터 아주 자연스럽게 파티에 자주 노출이 되고 이 경험치가 쌓여 “파티”가 특별한 날 보단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독일은 너도 나도 알다시피 노잼의 나라이다.

뭐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약간의 유잼이 있긴 하지.

(옥토버페스트 정도?)


우기처럼 계속되는 비가 내리면 여름이 지나갔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바람결이 달라지고 며칠 내 비가 계속 오다 보면

해가 짧아져있고 (무조건) 방수가 잘 되는 겨울 외투를 꺼내 입을 계절이 와 있다는 자연의 알림.


여름 내 놀이터에서 사교 활동을 하던 아이들도

장소를 옮겨 집으로 이동한다.


겨울철 아이들의 놀이 방법 중 하나는 집으로 친구를 초대하는 것이다.

집으로 초대하는 경우는 보통 1:1 놀이를 하는 경우이고 미리 같이  날짜를 부모들이 조율하는 작업이 끝나면 아이들은 친구들의 집에 초대받거나 초대해서 함께 논다.


학기 초반의 경우 서로  모르는 사이일 때는 쪽지를 아이를 통해 전달하기도 한다.

그 내용에는 나는 oo의 엄마/아빠야

우리 아이가 너희 아이와 함께 놀고 싶어 해.라는 간단한 메시지와 연락처를 남겨둔다.


그 이후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같이 놀고 싶은 아이들에게 직접 제안을 하는데

물론 아이들이 말했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양쪽 부모에게 허락을 받는 절차를 거치고 난 후에야

각자의 집이나 놀이터에서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이 정해진다.


평일의 경우  부모가  아이를 유치원에서 데려 와서  보호하에 놀게 되는데,  일련의 과정이 나에게는  힘들일이다.

언어의 문제를 넘어 이런저런 준비과정으로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아… 오면 뭘 해주나?”로 시작해서

(어째서) 한국 엄마들은 본능적으로 먹는 거에 집착하고 있는 걸까?

거지꼴  집은 언제 치우 ?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쉽사리  초대를   없는 한국 엄마() 스타일.

반면 독일 부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편하게 대하는  보면 아니 어째서 나는 온갖 스트레스를  껴안고 사는가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은… 나처럼 많은 한국 엄마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 예로

아이들 생일 파티의 경우

우리는 음식으로 거하게 차려내야 할 것 같은 압박으로 좀처럼 생파에 엄두를 못 내는 편인데

유치원 친구의 생일파티에 가보면 정말 파스타와 소스

혹은 이케아 핫도그 패키지 이것이 전부일 때가 많다.

(심지어 애들은 파스타 면만 먹는 애들이 대부분이다.)

유독 독일에서는 이렇게 음식에 성의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유독 한국 엄마들만 음식에 집착을 보이는 것일까?


독일 사람들만 이런 것일까? 하고

프랑스에 살 때 기억을 되돌려 보면

아이들 간식이 오이나 래디쉬 같은걸 먹고 있던 기억이 난다.

- 독일 애들도 유치원 간식에는 달콤한 사탕 초콜릿 과자는 안되고 과일이나 야채 비스킷 종류로만 챙겨갈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 엄마들만 음식에 집착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시작해 볼 수 있다.



이야기가 먹는 것으로 잠시 흘러 들어갔지만

여하튼 이곳의 사회생활은 초대가 일상이고

파티가 흔한 일이라 아이들이 이런 문화에 어릴 적부터 익숙해져 있다는 것인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런 파티와 개인적 놀이 초대를 통해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배워 나간다는 것이다.

호스트가 되었을 때는 게스트를 어떻게 대하는지

또 본인의 공간 안에 타인이 들어왔을 때

나의 물건을 누군가와 나누는 마음이나 태도 같은 것을 배우는 것이다.

반대로 게스트의 입장이 되었을 때

호스트일 때와 반대되는 입장을 느낄 수 있으니

함부로 상대의 영역의 물건을 사용했을 때 어떤 행동과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떤 예절을 갖춰야 하는지 습득할 수도 있다.


아이들은 어른의 통제하에 규칙을 배우지만

아이들의 세상에서 몸으로 배우는 규칙과 그들만의 예절들 또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같다.

그러니 섣불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세상에 개입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 생각이 연결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아이의 유치원 생활은 가끔 삐끄덕 거리곤 했는데

우리는 아이가 모국어가 독일어가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한국말처럼 독일어로 자신의 감정을 자세하게 표현하지 못해 생긴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아이가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얘기가 잦을 경우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조언을 구하곤 했다.


사실, 조언을 구하고자 한 마음도 있고 우리 아이 좀 더 잘 관찰해주길 바란 마음도 함께 있었다.

그때마다 선생님들은 아이가  사건(상황) 어떤지 너무도 자세히 알고 있었고 우리에게 아이들의 사회생활에 대해 다시 설명해주시곤 한다.


"우리들(선생님) 아이들을 중재하거나 혼을 내는 역할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게 도와주고 위험한 경우 도와줄  있는 보호자입니다.

어른들의 많은 간섭은 아이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워 나가야 하는 기회를 뺏을 수도 있어요.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세요. 분명 아이도 해결하는 방법을   있을 거예요."


나 역시 나의 아이에게 너무 많은 재지를 하고 있었다.

나의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피해를 입힐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혹은 몸이든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벌어지지 않은 일을 예방해 주고 싶었다.

그렇게 아이가 할 수도 있는/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뺏어가고 있었던 것 같다.


엄마가 생각한 것보다 아이는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그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사회생활을 통해 건강하고 단단한 태도를 배워나가는 아이들을 믿고 지지해 주는 것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란 것을 독일의 아이들 사회생활을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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