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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niciel Apr 03. 2021

24. 방랑(4)

사는 곳으로써의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를 구경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덧 길의 끝까지 올라와 버렸다. 직선으로 나있는 도로가 나왔는데 왼편을 바라보니 해밀턴 호텔이 저 멀리 맞은편에서 보였다.


'아, 여기가 이 부근이구나.'


붉은 벽에 커다랗고 투박한 네모 상자 모양의 해밀턴 호텔 건물을 보자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틈날 때마다 이태원으로 자주 다니기는 했지만 지하철역 근처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만 다니거나 녹사평 쪽에 자주 다녀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해밀턴 호텔 뒤에 남산타워가 보인다

하긴 그동안 이태원에서 놀러 다닐 곳을 찾아다녔지 이 곳에서 본격적으로 살아보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태원역 바로 앞에 서있는 오래된 호텔은 삼거리 앞에 정면으로 서서 이정표의 역할도 한다.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굴림체 비슷한 모양으로 '해밀톤호텔'이라 정직하게 쓰여있는 글자들을 볼 때마다 정말 예스럽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는 이대로 돌아갈지 잠깐 고민하다가 이왕 여기까지 올라와버린 김에 반대쪽으로도 가보기로 하고 오른쪽으로 길을 따라 걸었다. 그 방향으로 조금 더 위로 올라가니 동빙고에서 보았던 아파트 단지의 후문이 나왔다. 

다음에 가보고 싶은 카페를 하나 알게 되었다

아파트 단지를 지나니 폴리텍대학교가 나왔는데 그 주변으로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폴리텍대학교가 이태원에 있는 줄은 몰랐는데 새로운 발견이다. 


골목으로 더 들어가 보니 초등학교도 하나 있었다. 나중에 가보고 싶은 카페도 하나 발견하고는 기억해두었다. 이렇게 나만의 지도에 새로운 정보를 하나 더 그려 넣었다. 


혼자만의 소소한 발견을 간직한 채, 나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앤틱가구거리를 다시 지나 쭉 내려왔다. 거리의 초입 맞은편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사당동으로 갈 수 있는 버스를 탈 수 있어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사당동으로 돌아왔다. 


이 날 하루 동안 돌아다닌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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