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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niciel Apr 22. 2021

39. 대한외국인에게 행복한 동네

친구, 집밥이 그리우면 여기로 오라구

이게 배달이 된다고?

이태원으로 처음 이사 온 날, 살림살이를 풀면서 아침저녁으로 배달을 시켰다. 그러다가 배달앱에서 발견한 피쉬앤칩스. 이 동네는 피쉬앤칩스가 배달이 가능한 음식이라는 사실에 정말 감탄했다. 그 날 나는 나의 추억의 음식 중 하나인 피쉬앤칩스를 배달시켜 집에서 먹으며 이태원을 사랑하기 시작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태원에는 동네의 구성원들만큼 다양한 가게들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세계 음식거리로 따로 조성을 해놓았을 만큼 여러 국적의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다. 그렇다고 그런 식당들이 꼭 그 거리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동네의 이곳저곳에 속속들이 자리하고 있어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걔 중에는 외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들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오너가 외국인이고 그 아래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모두 외국인인 사례를 찾아보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래서 영어로 음식을 주문하는 일도 자연스럽고, 가끔은 그분들도 간단하게 한국어를 구사하기도 하는데 서로를 배려한답시고 이쪽은 영어로 주문을 하고 반대편은 한국어로 말을 하는 재미있는 상황도 벌어진다. 


음식들도 유럽에서 먹었던 현지 음식들과 거의 흡사한, 오리지널 레시피로 만들어진 음식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때로는 현지에서 먹었던 것보다 더 맛있어서 감동적이기도 하다. 


내가 이곳으로 이사를 왔을 때는 코로나 19가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고 난 지로 약 3개월 정도가 된 때였다. 이렇게 돌아다니기 좋고 핫플레이스인 이태원에 이사를 왔어도, 코로나 걱정에 회사와 집만 오가는 생활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서 이태원에서 클럽 발 코로나 집단감염 사건이 있었다. 사건이 발생했던 근원지가 내가 사는 곳과 아주 가깝지는 않았지만 이태원에서 녹사평까지 조금 걸으면 충분히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거리이니 긴장되었다. 


어느새 코로나 시국이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이제 다들 만성적인 피로감을 느끼고 있지만, 당시에는 누구 한 명이라도 감염자가 나온다면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것만 같은 중압감에 나는 어디에서든지 더욱 행동을 조심했다.


나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것'들을 경험해보는 일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런 것이 아주 많은 동네에 왔지만 마음껏 돌아다닐 수가 없어서 아쉽기는 하였다. 하지만 배달을 통해서 이곳에 있는 여러 음식점들의 음식을 하나씩 경험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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