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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niciel May 02. 2021

47. 딱 그 모양의 티팟을 가지고 싶어

프랑스 카페에 있던 1인용 티팟

그릇과 찻잔을 향한 나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한동안은 여러 브랜드에 대해 알아보고 다녔다. 이런 나를 보며 어머니는 갑자기 결혼하는 것 아니냐고 하셨다. 하지만 결혼이 어디 저절로 되는가 말이다.


이런 나의 관심은 빈티지나 앤틱으로 까지도 향했는데 아직도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과거에 어떤 브랜드와 제조사가 유명했고 지금까지 거래되는지를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지금은 볼 수 없는 디자인이나 감성이 더 마음을 이끌었다.


하루는 Y와 밤새도록 프랑스 사진을 꺼내보며 추억 이야기를 했다. 여행 가고 싶어 죽겠다는 말에서 시작된 추억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몰랐다. 지중해의 건조한 여름이 느껴지는 강한 햇살이 그 사진 속에 남아 있었다. 새벽까지 우리는 그 뜨거운 사진들을 보면서 그 시절의 공기와 감정들을 추억했다.


우리가 각자 찍었던 사진들 중에는 카페나 브라세리에서 먹고 마셨던 음식과 디저트 사진들이 있었는데, 마침 그릇과 잔에 눈이 돌아가 있던 나에게는 그 사진 속에 있던 티팟만 보였다.


그 티팟은 프랑스 어디를 가나 쉽게 볼 수 있었던 1인용 티팟이었는데 나는 그때가 그립다 못해서 그 사진들 속에 있던 티팟을 하나 가져오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사로 잡히게 되었다.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과 똑같은 모양의 티팟을 가져다 놓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


이전에도 차 마시는 것을 좋아해서 티웨어를 세트로 갖추어놓고 싶었는데 그때는 학생이어서 지갑이 빈곤했지만 지금은 약간 도톰해져서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렇게 디테일을 향한 나의 집착은 해외 빈티지/앤틱 경매에까지 발을 딛게 만들었다.


루앙의 100년 넘은 어느 카페에서 찍었던 사진, 나를 미치게 했던 티팟이 저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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