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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niciel May 08. 2021

51. 오, 된 건가?

두번째는 200년 넘은 앤틱 찻잔

경매라고 하면 뭔가 경매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재빠르게 호가를 하다가 더 높은 금액이 나오지 않으면 주최자가 망치를 땅땅 치면서 '얼마에 낙찰되었습니다!' 하고 외치는 장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경매는 이런 식이었다. 경매 시작 며칠 전부터 어떤 물건이 언제 나오는지 사이트에 예고된다. 경매 입찰 페이지도 미리 만들어져서 물건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었다. 입찰이 시작되면 입찰 페이지에서 내가 원하는 금액을 입력해서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경매는 물건마다 다르지만 각각 며칠 동안 24시간 실시간으로 진행되었고 현재 가장 높은 입찰가가 얼마인지를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하기야 사람들이 이곳에서 어떤 물건이 언제 경매가 되는지 관심이 아주 많은 사람이 아니고서야는 잘 모를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공개적으로 금액을 적어 내는 것이 불리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특정 가격대가 형성되면 그 이상으로는 사람들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아서 그대로 마무리되고는 했다.


어떤 물건은 판매자가 최소 얼마는 받고 싶다고 최소 입찰가를 제시해 놓는 경우도 있어 그런 경우에는 반드시 최소 입찰가보다는 높은 가격을 불러야만 참여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물건을 구경해보니 아무래도 입찰 가능한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 있을 때보다는 마감되기 하루 전이나 몇 시간 전에 슬슬 입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나는 내가 마음에 들었던 찻잔 세트에 입찰금을 내 나름대로 적어서 내보았다. 그런데 나와 동시에 같은 물건을 보고 있던 사람이 있었는지 경쟁이 붙어서 누군가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을 내는 것이었다. 약간 약이 오른 나는 설마 되겠나 싶어서 그것보다 약간 더 높은 가격을 적어서 내버렸다. 입찰 가능 시간을 나타내는 타이머가 깜빡거리다가 어느새 마감되었는데 그때까지 나보다 더 높은 금액을 낸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아깝게 기회를 놓친 사람들을 위해 추가 장치가 있었다. 마감이 되고 나서도 몇 분 동안은 추가로 입찰에 도전을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참여한 입찰에는 추가 입찰 시간까지도 더 이상 참여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얼떨결에 이 200년 넘은 프랑스 찻잔 세트가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오! 된 건가? 모두가 다 자는 새벽 시간에 나는 그 물건을 낙찰받고 혼자 신이 났는데 뭔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고 그걸 내 손에 넣기 위해 벌이는 이 일련의 과정이 짜릿하기도 했고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런 신남도 잠시, 무척 마음에 드는 물건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해외에서 덜컥 경매 낙찰받아 버려서 나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관세를 내야 되는 건가?' 이제 뒷수습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알아보기 시작했다.


내가 낙찰받은 물건의 소유자는 네덜란드에 거주하고 있었는지 물건의 배송은 네덜란드에서부터 시작이 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내가 이용한 플랫폼은 아직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중국이나 일본까지만 배송 지원을 하고 한국은 아직 서비스 지원 대상 국가가 아니었기에 배송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이제 이 물건을 어떻게 한국까지 가져올 것인가가 나의 미션이 되었다.


화끈하게(?) 낙찰 받은 200년 넘은 찻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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