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책 #18
Split, 2019
목덜미가 새카맣게 타고 있는 감각이 느껴질 만큼 뜨거운 낮이었어.
아마 나는 네 생각을 하고 있었을 거야. 이 그림자 꽃이 더 예쁘지 않냐고, 근데 이제 뜨거워서 더 이상 못 견디겠다고, 목마르니까 어디 가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먹자고. 들을 사람이 없는 말을 삼키면서.
그때 우리가 다시 한번, 이라는 말을 했더라면 지금은 얼마나 다른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을까.
내가 너를 더 많이 아꼈더라면. 네가 조금 더 용기를 냈더라면.
그리운 것들은 오래오래 남는대. 색깔 없는 사진에서도 꽃잎 색이 눈에 선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