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성의 허상

by 믈름

가끔 회사나 이런저런 모임에서 동성애자에 관한 화제가 나온다. 어떤 때는 연예인이고, 어떤 때는 유튜버고, 뭐 드라마나 만화나 소설… 까지 갈 때도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언제나 ‘일반인’의 반응을 하는 것이 어려웠던지라 제대로 듣지 못했다. 듣지 않았다.


동성애자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겠지만, 적어도 내가 일반적인 사람의 분류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은 꽤 일찍부터 알았다. 다만 성적 지향성이나 성 정체성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고, 애초에 정체성을 확고히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바뀔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다.


그래도 어쨌거나,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성별이 중요한 부류의 사람은 아니다.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할 가치가 있다면야 그 사람이 남자거나 여자거나 혹은 또 다른 성별이거나 모두 무슨 문제냐 싶다. 진짜 문제는, 내가 이렇다 보니 현실에서 야기되는 얄팍한 간극이 그냥 가끔 따가울 뿐이다.


연애는 해본 적 있지만 사랑은 해본 적 없다. 가족 간의 사랑 말고, 연인 간의 사랑 말이다. 최근에는 로맨스라고 분류하던가? 그런 나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더럽고, 원색적으로 말하자면 역겹다. 네가 아직 진정한 사랑을 못 해봐서 그렇다고들 말하는데, 세상에는 해보지 않아도 아는 것이 있다. 나는 천성적으로 다른 사람과 잘 맞춰갈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종종 신기하다.


내가 봐온 몇몇 사람들은, 동성애자가 마치 다른 종족인 것처럼 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 나는 비교적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음. 아마 내 말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겠지만, 그래도 궁금해지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 나와, 누군가를 사랑하긴 하는 사람과, 이성만을 사랑하는 당신. 적어도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결심한 사람보다, 사랑이라는 공통 분모조차 없이 혼자 살아가려는 내가 더 이해하기 쉽단 말인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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