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분의 몫

by 믈름

잠시 몸담았던 회사에 장애인이 한 명 있었다. 다리를 크게 절뚝이며 걸어가던 그는 이따금 회사 내에서 어떠한 경각심을 불러오는 역할을 맡고는 했다. 그는 자리에 비해 경력이 좋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고된 일을 아무 군말 없이 해내는 모습은 모든 기간제근로자의 귀감이 되었고 성과 대비 적은 월급은 회사의 자랑이었다. 그보다 낮은 성과를 보이는 자는 ‘장애인보다도 못한 사람’이 되었으며, 많은 어린 이들이 그를 장애인이면서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기특해했다.


마치 전제가 있어야 진정한 미담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항상 말을 덧붙인다. 장애인인데도 학위를 땄다거나, 가난한데도 기부했다거나, 어린데도 사람을 구했다거나, 노인인데도 일을 한다거나, 여자인데도 범죄자를 잡았다거나. 이해는 간다. A가 백만 원을 기부했다는 문장보다, 하루 라면 한 개로 끼니를 때우며 살아온 가난한 학생 A가 백만 원을 기부했다는 문장이 훨씬 더 감동적이다.


그러나 종종 느끼기로, 어떤 배경 설정은 사람을 아주 특별하고 비참하게 만들려는 것 같다. 마치 너는 이런 사람이니 이래야만 한다고 규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혹은. 말한 사람들은 더없이 억울할지도 모르겠으나, 원래는 이런 사람이어야 하지만 네가 ‘특별히’ 다른 것이라고 선심 쓰는 듯한 감상마저 든다.


내가 타고나기를 불만스럽고 예민한 사람이었던 탓이겠지만, 나는 그것이 대단한 기적이나 일대의 쾌거로 느껴지지 않는다. 단순히 노력이 열매를 맺었다는 감상 이상이 들지 않는다. 찬양은 물론이고 치하조차 하고 싶지 않고, 분명히 있었을 어떠한 어려움을 매정할 정도로 외면하고 싶다. 당신은 그냥 당신인 채, 나는 그냥 나인 채로, 그렇게 고작 한 사람의 몫으로만 받아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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