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은 용기가 필요한 밤
밤 하늘이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졌다.
작은 공간에서 몇 시간을 꼼짝없이 있었더니
집으로 돌아가는 밤 거리가 너무 상쾌했다.
하지만, 참 외로운 거리였다.
이유는 그랬다.
내가 일을 하든 말든
이놈의 스마트폰은 자기 일을 수행하기 바빴다.
개인적으로 오는 메시지가 아닌,
열댓 명이 함께 있는 단체 대화방은
끊임없이 하하호호 반응하고 있었다.
힐끗 쳐다본 그 대화창에
나는 우습게도 '소외감'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세상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길 바라는구나
나는 여전히 내가 돋보이길 바라는구나
새삼 다시 깨달았다.
그 대화방에는
나라는 사람은 없었다.
나의 존재의 유무를 따지는 사람도,
태평양 같은 오지랖 부리는 사람도,
나의 반응을 존중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누구 하나 가는 걸음을 멈추고
"어, 잠시만. 우리 기다려주자"
하지 않았다.
이것이 나를 참으로 외롭게 만들었다.
사람 관계에 그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 것인데.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며 저런 날일뿐인데.
작은 화면 속, 그 작은 방에는
정말 극 소수를 제외하곤
형식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
굳이 안부를 묻지 않아도 되는 어색한 사람,
단 둘 이선 못 만날 것 같은 불편한 사람들이 가득하다.
근데..
난 왜 그들에게서 소외감을 느꼈을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핸드폰 속 정리하지 못한
몇백 명의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이 사람 중
단 한 명이라도 내 편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쌍방의 관계를 갖고 있다 확신이 드는 사람이 없었다.
가장 친한 친구, 사랑하는 가족한테도
예상치 못한 상처를 받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두려웠고
그래서 나는 핸드폰을 주머니 속으로
도로 넣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로 없을까 봐
오늘 밤만큼은
여기서 더 아프고싶지 않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