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오로라 헌팅에 나서는 길이다. 목적지가 있는 게 아니라 오로라가 나올 때까지 검은 도로를 끝없이 달린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 노이즈락을 고막이 터지게 들었다. 오래간 듣지 않았던 paper hearts가 갑자기 떠올라서 재생했다. 예전에 한참 듣던 라디오들이 생각났다. 중학교 1학년 땐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애청자였다. 신청곡 중 이 노래가 우연히 흘러나왔고, 좋다고 생각해서 플레이 리스트에 추가했다. 때때로 문자도 보내고 사연도 썼다. 너무 자주 보내면 알이 남아나지 않아서 가끔만. 그때 난 커피소년을 좋아했다. 금요일이면 커피소년이 진행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사연을 보내면 커피소년 콘서트 티켓을 준다기에 사연을 보냈다. 아마 내용은 거짓말로 지어냈던 것 같다. 사연은 결국 당첨되어 두 장의 티켓을 받았다. 누구와 같이 갈까 고민하다가 중학교에서 새로 사귄 친구 신비에게 가자고 제안했다. 상명대 그 높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꼭대기에 올라가자 공연장이 있었다. 아이돌 콘서트도 아닌데 플래카드까지 만들어 갔다. 공연 자체는 그렇게 좋지 않았던 건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간 그 일을 계기로 어색하던 신비와 친해졌다. 박신비는 아직도 그날과 커피소년 얘기를 한다.
내가 좋아하는 학교 앞 더파니니 샐러드 가게. 허름하지만 맛만은 최고다. 나는 점심에 혼밥을 하는데 항상 라디오가 나온다. 낮 시간대에 하는 프로그램이라 주로 아줌마 아저씨들이 가족 이야기를 사연으로 보낸다. 웃긴 이야기가 나오면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으면서 김이 폴폴 나는 닭가슴살을 퍼먹는다.
오늘은 꼭 선명한 오로라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 가면 운전면허를 딸 것이다.
+) 예은 왈, 불확실한 걸 기다리는 건 너무 힘든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