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 것을 알지만, 코로나19가 아니면 만나지 못했을 것들이 있기에, 기록으로 남기고자 이 글을 쓴다. 위기 극복을 위해 애쓰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1. 겨울방학 동안 두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다. 곧 개학이 올 테니까. 그런데 개학은 연기에 또 연기, 5월 27일에야 등교가 시작됐다. 백일이 넘는 동안 지치기도 했지만, 아이들과 많이 가까워졌다. 같이 산과 개울에 다니며 시간을 낚았고, 아이들은 자전거를 배웠다. 틈틈이 벌레를 잡아 집 주변에 해충도 줄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돈다.(애들이 잠들어 관대해짐.)
2. 목표를 잃었다. 아이들과 있을 때 ‘뭔가를 해야지’ 마음먹으면 스트레스만 쌓인다.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잘 버티는 게 목표라면 목표. 아이들이 할 일이 없어 마당에 땅을 파도 OK, 자전거를 몇 시간을 타도 OK, 울지만 않으면 뭐든지 OK. 그런데 이 삶이 은근히 괜찮다. 그동안 뭔가를 이뤄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목표 없는 삶의 축복’에 몸이 반응하기 시작!
3. 나라님이, 도지사님이, 시장님이 돈을 주셨다. 이야, 굴러들어 온 돈 쓰는 재미가 이렇게 좋을 줄이야. 계산할 때마다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며, 싱글벙글 쇼~ ‘내 돈 아껴야 해’라는 생각을 버리니 기쁨이 두 배다. 그러다 문득, ‘내 돈을 내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편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 열심히 일해 번 돈이라도 쿨하게 보내야지. 자린고비 토미 바이 바이~
4. 태어나 처음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 이래도 되나? 싶다가, 이래도 되네! 싶었다. 일 년에 한 교회에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생활에 회의가 들었다. 예수님 잘 믿겠다고, 가까운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했다. 도시 지인들은 토요일에 만나기를 원하는데, 나는 토요일 절대 불가. 이제는 그러지 않겠다. 그곳엔 예수님 없을까? 기다려라, 나의 20대를 기억하는 이들이여!
5. 정겨운. 말만 들어도 정겨운 이름의 주인공은 해금연주자다. 그녀를 만난 건 의정부 시냇물교회 ‘문화공감 베히라인’의 온라인 콘서트.(5월 26일) 연주자와 마주 앉지는 않았지만, 멀리서 들려온 음악은 아름다웠다. 밝은 그녀의 선한 기운이 집에서도 가깝게 느껴졌다. 이 글의 제목 ‘너와 나, 이 음악으로 이어지다’는 그녀의 앨범 <잇다>에서 가져온 것. 어서 속히 직접 연주를 볼 수 있기를!
“캄캄한 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히더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희망을 붙잡으려는 시도를
이어가야 한다.
갈 곳을 잃어버렸다면
함께 하자
미어지는 마음 이어
길을 내자”
- 정겨운 해금연주곡집 <잇다> 중에서
온라인 콘서트 후 주문한 음반. 온 가족 음악을 들으며 저녁을 먹었다. 그때도 좋았는데, 개학 후 들으니 더 좋다. 애들은 학교 가니 좋단다. 나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