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오징어

CD 가수 김정민 포에버

by 안효원

오징어의 정체를 알아챈 건 2라운드. 목소리는 아직 아리송했지만, 노래하는 모습이 딱 그였다. 김정민. 학창 시절, 그의 목소리를 따라 하느라 목이 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3라운드에서 ‘말리꽃’을 부르는데, 아, 감동 그 자체였다. 기대 이상의 실력에 감탄하고, 심장이 뛰었다.


20대가 되고, 그를 거의 완벽히 잊었다. 재즈를 좋아한 내 취향, 실력파 뮤지션과 거리가 먼 느낌? 예능이나 배우로 나올 땐 별 감흥이 없던가, 약간 실망스러웠다. 더 좋은 음악을 하면 좋을 텐데…. 하지만 때때로 그의 노래가 떠올랐고, 흥얼거렸다. 가끔 핏대를 세우며 불렀다.


20년이 훌쩍 지나, 노래 부르기에 심취하면서, 김정민이 자꾸 소환됐다. 노래를 부르다 보면 마지막에 꼭 ‘무한지애’가 나왔다. <슈가맨>, <복면가왕>을 보면서 음악에 대한 그의 사랑과 성실함을 느꼈다. 어쩌면 그때보다 노래를 더 잘하는 것 같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김정민은 그동안 꾸준히 새 노래를 발표했다. 그의 아내가 ‘벌어온 돈을 다 까먹는 음악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 아내가 아닌 나는 고맙기만 하다. 중년의 나이에도, 과거의 영광은 사라졌지만, 꾸준히 음악을 하는 그는, 내 추억을 과거가 아닌 오늘의 것으로 만들어 준다.


새 노래 ‘Ma melody’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끝나지 않았다, 난 시작이니까. 그때보단 조금 멋은 없지만.” 아니다. 내가 아는 김정민 중 지금이 가장 멋있다. 영구 개인기를 서슴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가슴 떨리는 일을 하는 사람. 힘들 때 맥주와 함께 먹는 오징어같이 좋다.


김정민 ‘Ma melody' 뮤직비디오

https://www.youtube.com/watch?v=jZaBN64lX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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