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다음에 또 만나
이틀 전, 초복 기념 외식을 했다. 메뉴는 항아리 닭갈비. 닭고기는 물론, 떡볶이, 쫄면, 볶음밥 맛없는 게 없다. 고기는 마늘과 함께 쌈 싸 먹으면 제맛. 입 냄새 많이 나면 안 되니까, 나온 걸 또 반으로 쪼개서 쏙쏙. 부른 배를 만지며, ‘마늘 먹었으니 사람답게 살아야지’ 다짐했다.
요즘 2호가 축구에 빠져 매일 파김치가 된다. 씻기는 건 엄마, 닦는 건 아빠. 뽀송뽀송해진 아이 머리를 말리는데, 나도 모르게 트림이 나왔다. 갈릭 스멜이 아이 얼굴을 정면으로 가격했다. 미안한 눈빛을 보내는데, 6살짜리가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 “아빠, 돈가스 냄새 좋다!”
세상에, 세상에 마늘 고기쌈을 먹고 한 트림을 정면으로 맞고 웃을 사람이 어디 있으랴. 나에 대한 온전한 사랑을 느꼈다. 잘하자, 더 잘하자. 좋아하지 않지만, 축구도 열심히 하마. 다음 날 동네 형아들을 불러 공을 찼다. 아이의 소금기가 절정에 다다를 무렵, 사건이 발생했다.
공을 보고 달려가는 2호. 그 앞에 서 있는 중1 형아 K. 왠지 K가 공을 차면 아이가 맞을 것 같았다. 아이를 향해 달렸지만, 거리가 멀었고,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형아는 있는 힘껏 공을 찼고, 공은 아이 얼굴을 정면으로 가격했다. 잠시 정적 후, 2호는 엎드려 통곡했다.
내가 보기에, 2호가 경험한 가장 큰 물리적 고통이다. 아이는 품에 안겨 울었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나도 비슷한 나이에 공을 맞고 울었었지. 언젠가 겪어야 할 고통인데, 내가 옆에 있어 다행이다. 집에 돌아와 동영상을 찍어 보냈다. “형아, 나 괜찮아. 다음에 또 만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