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2] 추운 겨울, 손 내밀다
<비밀의 숲 2> 방영 소식을 들었을 때, 성탄절만큼이나 기뻤다. 코로나와 아이들 방학이 겹치고, 긴 장마가 지나고 무더위가 찾아와 힘든 시기였다.(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좋았다.) 시즌 1 정주행 하고, 나의 기억력을 한탄하며, 재미와 감동을 느꼈다. 시즌 2 시작은 칠흑 같은 어둠, 바닷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려고, 이렇게 먼 곳에서 이야기를 시작할까? 기대감 상승!
시즌 2의 줄기는 검경 수사권 조정. 전 시즌에서 환상의 조합을 선보인 황시목 검사(조승우)와 한여진 경감(배두나)은, 애꿎게도, 각각 검찰과 경찰의 대표가 되어 협상 테이블 양편에 선다. 현실이 그렇듯, 검경은 대의와 상관없이 서로의 약점을 파고들어 자신들의 정당성(전투력)을 높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전관예우, 경찰 비리 등이 포착되면서 둘은 다시 손을 잡는다.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지만, 시즌 2를 돌아보면 1보다 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건이 곳곳에서 발생하지만, 한 곳에 모이는 고리가 약하다. 중간에 사라진 서동재 검사(이준혁) 이야기도, 뭐랄까…. 하지만 무엇보다 (편의상) 악역인 우태하 부장검사(최무성)의 인물 설정이, 1의 이창준 차장검사(유재명)와 비교해 볼 때, 설득력이 부족했다. 그러나!
모든 아쉬움을 달래는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당연히 배두나! 어찌어찌하여 상관의 죄를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한여진 경감, 그녀는 비통한 심정으로 고발한다. 돌아오는 것은 배은망덕, 검은 머리 짐승, 혼자 잘난 척 등 차가운 시선뿐이다. 당당하게 버텼지만, 혼자 남은 공간에서 그녀는 울었다. 나갈 수도, 가만히 있을 수도 없어, 그녀는 울었다.
사람이기보다 여린 어린양. 완전한 선인도 악인도 없는 현실에서, 약간의 욕심과 실수들이 모여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잘못이 되었을 때, 인간이 감당해야만 하는 고통과 무력감. 그녀의 마음을 알기에, 손을 내밀고 싶었다. 이 비밀의 숲에서 나갈 수는 없더라도, 같이 손 잡아요. 너무 손가락질하지 말자, 빤쓰까지 벗기지는 말자, 두꺼운 외투를 입어도 추운 겨울이다.
사진: tvN <비밀의 숲 2>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