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도, 인생도 3D
[깜언 골프 29] 나이 마흔, 남자 셋, 골프
봄이 됐다. 논과 밭에서 일할 시간 늘고, 골프 연습할 시간은 준다는 뜻이다. 지난 1월, 김사장과 멘탈 붕괴 대사건을 겪고, 50일간의 육아대장정 속에서도, 연습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 사이 김사장을 한 번 더 만나고, 스크린 연습장을 두 번 갔으나, 나아진 것은 1도 없었다. 참, 이상도 하지. 매일 느끼는 게 있는데, 어쩜 이리도 늘지 않는가. 이래서 레슨, 레슨 하는가?!
유튜브로 동영상 보고, 집에서 빈 스윙하고, 하고, 했지만, 전혀 늘지 않아, 이러다 망할 것 같다, 나의 고퀄의 클럽들이 춤 한 번 제대로 춰보지 못하고 떠날 것 같아서, 스크린 연습장 1개월 회원에 등록했다. 거실에서 빈 스윙하고, 마당에서 돌을 치는 나를 보며 김차장은 말했다. 공을 치란 말이야, 공을! 한 시간 반을 공을 치니 그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게 됐다.
그동안 나는 2D로 골프를 배웠다. 많은 선생님들이 가르쳐준 자세를 잘 배우고, 비슷하게 흉내를 내도 막상 가서 치면 잘 안 맞는 건, 골프는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이기 때문! 아, 골프를 시작하고 8개월이 지나서 얻은 깨달음 치고는 너무 기초적인 거라 맥이 빠지지만, 이제라도 안 것은 정말이지 다행이다. 이제는 글로, 홀로 하지 않고, 치면서 시행착오를 겪어야지.
봄이 됐다. 밭을 두고 옆집 놈과 갈등이 재개될 전망이다. 우리 땅을 쓰면서도 오히려 큰소리치는, 싸우기 싫어 꾹 참는데도, 선을 슬금슬금 넘는다. 뒷골이 당기는 가운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골프도, 인생도 3D! Dirty, Difficult, Dangerous! 인생을 글로 배운 나, 나약한 순둥이가 되었다. 오냐, 그때, 잠깐, 싸워주마. 삶으로 배우고, 더 단단해지겠다! 지금은 평안하자! _ 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