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후지이 미치히토, 2022)
“아빠한테 혼날까 봐 그런 거야.”
아들아, 며칠 전 밤에 씻으려 하는데 네가 문을 안 열더라. 장난을 치는가 싶어서 문을 두드렸는데, 너는 안에서 울고 있었어. 수건을 꺼내는데 쏟아졌고, 혼자서 울면서 정리하고 있었던 거야. 설마 실수한 거 가지고 혼내겠어? 아빠는 아들이 실수한 거 가지고 절대 혼내지 않아. 실수 아닌 잘못을 했대도 너를 울게 하지 않을 거야. 음, 아빠가 드라마 얘기 하나 들려줄게.
<신문기자>는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파헤치는 기자의 이야기야. 총리 부인이란 사람이 돈을 벌고 싶어서 나라 땅을 싸게 샀어. 샀다가 보다는 자기 권력을 가지고 빼앗은 거라고 봐야지. 욕심을 부린 거야, 이미 가진 것도 많은 사람이. 그런데 그게 밖으로 알려지고 거짓말을 시작했어. 미안해서 그런 게 아니라, 자기 자리 빼앗길까 봐, 권력은 유지하지 않으면 무너지니까.
드라마에 총리랑 총리 부인은 나오지도 않는다? 당연히 그들이 벌 받는 장면도 안 나와. 대신에 그 아랫사람들이 무지하게 고생을 해. 자기들은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위에서 시키니까 하고 싶지도 않은, 아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짓말을 해. 한 번 거짓말을 시작하니까 멈출 수 없게 되더라고. 거짓의 사람들, 그 사람들은 절대 편하지 않아. 너무 고통스러워.
사람들은 왜 거짓말을 할까? 플러스알파 때문이야. 자기 노력보다 많은 걸 얻고 싶고, 자기 실력보다 더 인정받고 싶어 하지. ‘나’의 모습에 거짓을 더해서 얻는 것들이 당장은 좋지만, 자기는 알아. 그게 진짜가 아니라는 걸. 그러니까 불안하고,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도 계속해야 해. 세상은 많이 가지면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가짜 행복에는 유지비가 참 많이 든단다.
아들아, 정말 중요한 얘기가 있어. 우리 인생은 거짓말을 영원히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길다는 거야. 언젠가는 다 밝혀지게 돼 있어. 거짓말을 한다는 건 내 어깨에 무거운 짐을 하나둘 쌓는 거란다. 진실이 밝혀질 순간이 다가올수록 중력은 세지고, 어깨는 더 무겁고 고통스러워지지. 사실 아빠도 알파 때문에 거짓말 한 적 많아. 반성해. 이제 덜 먹고 가볍게 살래.
안효원 아빠가 안은산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너는 나를 많이 닮았단다. 거짓말하고는 맘 편히 못 사는 성격이지. 거짓은 자유를 구속해. 뻥치면서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부러워할 필요는 없어. 화장은 언젠가 지워져. 아빠가 늘 용기를 말하지? 딴 사람 이기는 용기 말고, 세상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용기를 가지고 자유롭게 날자꾸나. 피카츄처럼, 피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