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깜언 베트남 18] 나이 마흔, 남자 셋, 여행(시즌 2)

by 안효원

‘진짜 손맛’을 보러 마사지숍에 갔다. 러닝타임 90분의 안마. 그런데 시작하고 얼마 안 지난 것 같은데, 끝났단다. ‘뭐지?’하고 나왔는데, 밤 10시, 한 시간 반이 순식간에 사라져 있었다. 더 놀라운 건, 세 남자가 모두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 ‘이렇게 마지막 밤이 끝나는구나.’ 싶었는데, 김차장이 말했다. “맥주 한 잔 더 할까?” 나야 좋지만, 너 내일 출근 안 하니?


바라고 하기엔 소리가 웅장한, 클럽이라고 하기엔 모두가 앉아 노는 곳에 갔다. 외국 사람 반, 현지 사람 반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순간 ‘오늘이 금요일인가?’ 착각했다. 오는 길도 마찬가지. 식당마다 사람이 가득한 게 월요병을 두려워하는 사람들 같지가 않았다. 우리 앉은 곳 뒤에 애들이 정말 신나게(시끄럽게) 잘 논다. 나 저렇게 놀아본 적 언제던가, 있기는 했었나?

음악과 사람들 웃음소리에 우리 말이 서로 잘 들리지 않았다. 때마침 비도 많이 오고 해서, 세 남자는 각자 명상의 세계로 돌입, ‘노는 게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난 어려서부터 날라리를 싫어했다. 나랑 별 상관도 없는데, 굳이 감정을 느낀 건, 질투였다. 마음 속에 항상 이런 노래 있었다. ‘어둔 밤 쉬 되리니,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하느냐?’


보상심리로 일과 성과에 더 큰 삶의 가치를 두었다. 놀이? 남는 시간에 하든지 말든지. 그런데 일이 일을 낳고, 좀 한다는 놈한테 몰리면서, 놀 힘과 시간이 사라졌다. 죽어라 일만 하다, 재미없는 인간이 되었다. 미팅에서는 열심히 분위기 띄우고, 선택은 다른 놈이 받는 그런 기분? 평생 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말년에 ‘누가 그렇게 살라고 했어요?’란 말을 들을 것 같다.


누가 책임져주지 않는 내 인생, 이제 내가 나에게 말하련다. ‘일하기 위해 노는 게 아니라, 놀기 위해 일하는 것.’ 나의 오늘? 얼마나 잘 놀았는가가 말해줄 것이다! 그래야 일의 결과인 돈과 자리에 대해 의미 부여 덜 하고, 남 꽁무니만 보면서 살지 않지. 놀이는 몸과 이어진 경험의 영역이라 쌓아놓을 수도, 비교할 수도 없다. 그냥 잘 놀면 그만. 지난 몇 년간 노자 공부를 했는데, 이제는 놀자다!


아는 여행작가에게 다낭이 여행자들의 천국이라고 들은 건 20년 전이다. 나는 왜 그동안 그 천국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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