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공항이 가까워질수록 세 남자는 말이 없어졌다.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둘은 떠나고 하나는 남는 그 순간, 입도 마음도 무거워졌다. 김차장이 여기서 잘 사는 걸 눈으로 보고 가면서도, 이별이 익숙지 않은 아이 같은 나는,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했다. 김사장도 그런지 거센 비가 보이기만 할 뿐, 들리지는 않는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구름이 사라졌다. 맑은 다낭 도시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이 바이 다낭, 나의 미숙함을 고이 품어준 도시여! 해 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시시각각 물들어가는데,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느덧 밤이 찾아왔다. 저 아래로 바다 위에 떠 있는 고깃배 불빛이 보인다. 여기에도 이렇게 사람이 사는구나.
도착 1시간 정도 남겨 놓고, 뭔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게 뭐지? 저건, 지도에서 많이 보던 건데? 맞아, 제주도야! 반짝이는 제주도가 선명하게 보였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나온 ‘천 개의 달’도 빛나고 있었다. 이것은 경험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한 제주도 풍경이다. 내가 여기에 있으니까, 저기가 다 보이는구나. 문득 출국 전 김사장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완전한 붕괴’는 상상도 못 했을 그때, 집에서 연습할 때 드라이버가 잘 맞았다고 하자 김사장이 말했다. “안기자, 오해하지 말고 들어.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그걸 네가 직접 보지 않았다는 거야. 공이 출발하는 데가 아니라 도착하는 데가 중요한 거니까.” 속으로 ‘웃기지 마라.’고 했지만 웃긴 건 나였고, ‘여기’에서 ‘저기’에 대해 말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았다.
2년 반 전 하노이에서 느낀 것처럼, 나는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다. 지금 삶에 문제가 없어, 변화를 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은 상상 이상으로 크고 재밌다는 것을 친구들과의 여행을 통해 경험했다. 넓은 세상 맛보기 위해서, 내 좁은 세상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 여행, 일상과 거리두기를 해야겠다. 김사장 다음에도 함께할 거지? 김차장 또 받아줄 거지? 깜언(Cảm ơn)!
어느 순간 ‘내가 알아서 할게!’가 입에 뱄다. 그런데 내가 아는 내가 다가 아닐 수 있겠다 싶다. 거리를 두고 보면서 고인물이 되지 않게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