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쉼터

촌스타그램

by 안효원

나는 좀 느리다. 남들보다 CDP로 음악을 늦게까지 들어 시카고 출신의 친구 크리스로부터 ‘dinosaur’(공룡) 소리를 들었다. 시골의 시간은 유난히 더디게 흐르지만, 지난해부터 AI(인공지능)의 일상화를 체감했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그곳에 던져졌다.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읽으며,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바뀔 거란 생각이 들었다. 도올 선생님은 말한다. ‘인류의 1만 년의 변화보다 지난 70년의 변화가 더 크다.’라고. 우리, 아니 나는 빠르고 큰 변화를 견딜 수 있을까?


문득 시골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피 흘리는 고라니’가 떠올랐다. 차가 빠르게 달리니 어찌할지 몰라 그냥 받혀버리고 마는…. AI로 빨라진 세상에 느린 내가 그리될 테고, 나만큼 느린 사람들이 그리될 테지. 속도에서 자유로운 쉼터가 필요하다.


3월에 밤나무 북스테이를 지을 예정이다. 빠른 세상에 지친 이들이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 혼자 ‘고라니 쉼터’라는 별칭을 짓고 순덕이와 캐릭터도 만들었다. 피정에서 돌아온 부천댁은 ‘노!’ 했지만, 나는 그렇게 부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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