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할 만두

촌스타그램

by 안효원

2호가 묻는다. “아빠,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야?” 망설임 없이 답한다. “만두!” 어린 시절, 가난한 집에서 먹을 게 별로 없었는데, 만두는 언제나 좋았다. 시골에 내려와 만두와 소주 한 병이면 웬만한 피로와 시름은 스르륵 녹는다. 아이는 ‘에게’라 하지만 나에게는 소울푸드이다.


설이 일주일 남았다. 명절에 먹을 만두를 해야 한다. 그런데 내 허리가 좋지 않아 바닥에 앉아 만두를 빚을 수 없다. 이 사정을 알았는지 행복친목회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어머니 집에 만두를 하러 왔다. 나는 그들이 온다는 것을 알았지만 (요양차) 시치미 뚝 떼고 가지 않았다.


병원 가는 길에 인사하러 갔다. 아저씨가 말했다. “여기 CCTV가 있는가? 어떻게 다 끝나니까 와?” “저 선풍기 안에 카메라 달린 거 모르셨어요? 오늘 은혜는 잊지 않을 거예요. 나중에 일 도와드리러 제가 의정부로 나갈게요.” “그건 됐고, 휴대폰으로 차 시동 거는 것 좀 가르쳐줘!”


정말이지 나는 그분들 집에 가서 설거지라도 할 마음이다. 때마다 일하러 와, 올 때마다 먹을 거 사와, 일하고 가면서 애들 용돈 주고 가, 이번에 책 냈다고 자식들 시켜 열 권씩 샀단다. 돈보다 몸이, 몸보다 마음이 더 가까운 이들이다. 돌아와 만두를 쪄먹었다. 행복할 만두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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