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 속으로

[베히라인 1] 문화공감 베히라인 기자가 되다

by 안효원
클래식 기타리스트 조성빈의 <Classical Christmas> 공연

2019년을 시작하면서 다짐한 게 있다. ‘아무것도 하지 말자!’ 무(無) 목표가 목표였다. 농사, 육아, 가사, 교회일 등 하고 있는 일이 많았다. 여기 새로운 일이 더해지면, 모든 게 무너질 거 같았다. 이십 대 때 의정부에서 다니던 교회 전도사님(현 의정부 시냇물교회 담임 목사)으로부터 가끔 연락이 왔다. 본인이 속한 공동체가 하는 일을 알려줬지만, 알려고 하지 않았다.


한 달 전쯤, 또 연락이 왔다. 뜻있는 교회가 모여 만든 시냇물네트워크. 교육활동, 문화활동, 건축활동, 영성생활 등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문득 부끄러워졌다. 안타까운 현실에 안타까워만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마침 전곡에 과외하러 온다기에, 15년(?)만에 처음으로 목사님을 만났다. 그는 내게 본인 교회에서 하고 있는 문화공감 베히라인의 기자가 돼 줄 것을 요청했다.


베히라인(시냇물) 이야기는 이렇다. 공연, 낭송회 등 문화행사를 진행하는데, 벌써 50회째란다. 뭐,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좀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싶어, 흔쾌히 수락했다. 오랜만에 기자란 말을 들으니 설레기도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27일(금) 시냇물교회에서 열린 기타 공연에 갔다. 50여 명이 들어가면 가득 차는 작은 공간에서 클래식 기타리스트 조성빈을 만났다.


조성빈은 ‘연주자이며 동시에 신앙인으로서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두 눈을 감고, 기타를 끌어안은 모습이, 기도를 하는 것 같았다. 하루 8시간 이상 연습한다는 기타 연주는 당연히 좋았고, 관객들 대하는 모습은 특히 좋았다. 입으로 ‘똑똑똑’ 박자를 타는 5살 아들의 만행(?)에도 ‘정확한 메트로놈’이라고 극찬을 해주었다. 입을 틀어막지 못한 아비의 마음이 평안해졌다.


어느덧 마지막 곡, 그는 조심스레 ‘찬송가를 연주해도 되냐’고 물었다. 사실 이 한 곡을 위해 여기까지, 지금까지 달려왔다는 것. 문득 그가 경험한 예수님은 어떤 분인지 궁금해졌다. 참 좋은 시간이었다. 연주자와 매우 가까운 곳에서 음악과 마음을 나누는 곳. 바흐의 곡을 들으며 예수님의 발걸음을 떠올린 것은 처음이다. 그렇게 나는 시냇물 속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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