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 둘째 아이 유치원 수료식을 했다. 졸업식이 아닌 수료식이지만, 이날은 유치원 마지막 날이다. 아이는 내년에 다른 곳으로 가고, 이제 중리유치원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34년 전 내가 다녔던 유치원이 38회로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아쉬운 마음은 별로 없다. 시골에 아이들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그저 그동안 수고한 선생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다.
사내아이 두 명, 졸업 가운을 입고 의젓하게 앉아 있다가, 엄마 아빠가 가니 날뛰기 시작했다. 이날이 선생님들과 마지막 날이 될 거라고, 들었지만,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은 마냥 신났다. ‘밝은 미소 인사상’과 ‘하하 호호 웃음상’을 각각 받은 아이들답게, 장난과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아이들과 달리 두 분 선생님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결국,
한 해 있었던 일들을 동영상으로 보는데, 한 선생님이 등을 돌리고 눈물을 닦았다. 1시간 거리를 매일 출퇴근하며, 아이들에게 정을 듬뿍 주었던 선생님. 동영상이 끝나고 진행자 선생님도 목소리 대신 눈물을 먼저 보였다. 눈물은 이미 다 빼고 왔다는데, 사랑의 눈물은 끝이 없나 보다. 경남 사천에서 포천까지 올라와 홀로 힘들었을 텐데, 한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었다.
덕분에 수료식에 참석한 모든 어른들이 울게 되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울건 말건,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행복해하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아, 이거구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이게 나를 가장 사랑하는 방법이구나! 괜히 감정 나쁜 사람들과 싸울 생각 하며, 나를 괴롭히지 말자. 괜히 복잡하게 생각하며, 나를 힘들게 하지 말자.
선생님과 아이들을 보며 다짐한 게 있다. 내 아이들을 절대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치지 않겠다는 것. 참되고, 바른 어른이 많지 않은데, 힘없는 애들이라고, 그걸 강요할 순 없다. 다만, ‘사랑하며 살기를’ 바란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인생을 즐겼으면 좋겠다. 지난 1년, 이곳에서 그런 것처럼. 나는 참 힘들게 배운 이 단순한 교훈을, 아이는 잊지 않고 잘 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