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

촌스타그램

by 안효원

언제부터일까, 내게 설 명절이 큰 의미 없어진 게…. 부모님과 가까이 살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보고, 하루 종일 일할 때도 있다. 매일 보니 가끔 보는 애틋함이 없다. 교회를 서울로 다니면서 형은 매주 본다. 평소 잘 먹고 살아서 명절 음식도 그렇다. 세뱃돈은 못 받은 지 오래….


어릴 때는 무척이나 기다렸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실 때는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 고모 등 온 집안 식구들이 다 왔다. 다 퍼진 만두도 맛있었고, 친척들이 펼치는 화투 게임은 동계 올림픽만큼 재밌었다. 버스가 오기 한참 전부터 마을 앞에 나가, 추운지도 모르고, 기다렸다.


출발과 동시에 도착하는 귀성길, 서두를 필요 없어 부천댁은 아이들과 세뱃돈 봉투 꾸미기를 했다. 별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이들은 받는 사람의 특성에 맞게 문구를 정하고 예쁘게 단장했다. 심드렁하던 나는 2호가 준 세뱃돈 봉투의 문구를 보고 그만 넙죽 절하고 말았다.


‘술이나 한잔 하자’ 나에게 이만큼 반가운 말이 있을까? 잠시 후 1호도 세뱃돈을 들고 왔다. ‘2026년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풍성한 한 해 되세요! 특히 머리숱!’ 게임과 유튜브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은 내가 제일 좋아하고 제일 바라는 걸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나를 안다는 것, 의미 있고 복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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