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촌스타그램

by 안효원

연천의 북카페 ‘오늘과 내일’을 처음 찾은 건 2020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었고, 개인적으로는 ‘마흔의 사춘기’가 절정을 맞을 때였다. 부천댁이 가자고 종용할 때마다 거절했던 건, 누구라도 깨물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 하지만 아내는 물 수 없었기에….


그곳 사장님과 인턴은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내가 핏대를 올리며 말할 때도 고개를 끄덕이며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혼자서 허공에 주먹을 날릴 수만은 없어 마음은 차분해졌고, 이후에는 내가 그들을 만나러 가자고 했다. 원고 작업을 할 때 그들은 진심으로 나를 응원했다.


금의환향을 꿈꿨다. 비슷한 위도에 사는 이웃에게 성공한 작가가 되어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입춘을 지나지 못했고, 돌아갈 때를 잡지 못했다. 그때 인턴에게 문자가 왔다. “형님, 사인본 들고 한 번 오세요!!” 겨울이고 봄이고, 오늘과 내일을 가야 할 때가 되었다.


문을 열었을 때 사장님은 놀라며 말했다. “머리가 풍성해졌어요. 힘이 느껴져요!” 진심으로 기뻐했는데, 순간 며칠 전 인스타에 올린 글이 떠올랐다. 머리도 머리지만,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는 게 더 기뻤다. 그들은 나와 잘 어울리지도 않는 작가 신발을 보며 깔깔 칭찬을 해줬다.


두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초보 작가로 지난 두 달 동안 내가 겪은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 물론 그들과 함께 있을 때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대화의 마지막에 사장님이 말했다. “처음 봤을 때랑 사람이 많이 달라졌어요. 멋있어요!” 나는 모르는 나를 그들은 보고 있었다.


그날 나는 ‘내일 커피’를 주문했다. 오늘은 씁쓸해도, 내일은 달콤할지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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