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

촌스타그램

by 안효원

며칠 전 부천댁 생일이었다. 생일이 둔감한 나는, 내가 나에게 그렇듯, 별 준비를 하지 않았다. 부천댁이 갑자기 남산 서울타워 여행을 발표했다. 허리가 성치 않아 걷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도 물론 원치 않았다. 하지만 생일 주간은 선포되었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 가야만 한다.


전날부터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이었다. 출발 두 시간 전에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이런 날 꼭 가야 해?’ 싶었지만, 생일 주간에는 생일자가 왕이다. 보통 그녀가 왕이었지만…. 2호를 붙잡고 남자 회동을 열었다. “오늘은 엄마 생일 때문에 가는 거야. 가서 잘하자. 살려면….”


부천댁이 마음에도 없는 소릴 했다. “미세먼지도 안 좋은데 가지 말까?” 2호가 답했다. “가자, 엄마 생일이니까!” 경보 울린 하늘치고 맑았다. 바람은 세게 불었지만 자물쇠를 거는 이벤트는 재밌었다. 타워에 올라가니 인구 구성 무엇? 이곳은 ‘We are the world’ 그 자체였다.


아이들은 세계인이 되어 일몰을 잘 감상했다. 나 또한 지는 해를 보며 아련해졌다. 내가 함께 온 여인은 부천댁밖에 없을 거야…. 도시의 야경은 아름다웠다. 마음의 온갖 미세먼지가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좋았던 하루, 역시 가보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다.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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