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

촌스타그램

by 안효원

부모님을 모시고 분당에 있는 한의원에 갔다. 사촌 형수가 원장으로 있는 곳이라 믿을만하다. 시골 쥐인 나는 도시 운전이 언제나 긴장된다. 서울을 들러 가는 데만 2시간 30분. 아버지의 SUV는 주차타워에 들어갈 수 없었다. 갈 길 잃는 나는 관리인에게 공손하게 도움을 청했다.


나의 저자세 신공에 감화받은 아저씨는 건너편 갓길에 세우는 은혜를 베풀었다. “차에 있어야 해요!”라고 덧붙이며. 어차피 내가 진료를 볼 게 아니라, 하지만 차에 앉아 있는데 허리가 아파 주변을 30분 넘게 서성였다. 그러자 아저씨가 “볼 일 보고 와요.”라고 했다. 시골 쥐 탈출!


“성우 온 줄 알았네.”라며 반갑게 맞아주는 형수에게 진료받고 싶어졌다. 진맥하고 침을 놓고 그녀가 말했다. “골반이 틀어졌어요. 평소 자세가 좀 안 좋을 것 같은데?” 오, 소름! 나는 항상 왼쪽으로 누워 쪼그리고 자고, 앉을 때도 왼 다리 꼬는 걸 좋아한다. 나쁜 줄도 모르고….


원장 선생님은 틀어진 나의 골반을 제자리로 맞춰주었다. “자세가 중요해요. 힘들더라고 바르게 살아야 해요.” 나는 비뚤어진 나와 결별하고, 나의 장요근을 사랑하기로 했다. 이틀이 지났는데 좀 낫는 게 희망찬 새 길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이 소식을 전하자 아버지가 말했다.


“또 가라. 곧 일 시작한다!”


아버지의 이 자세가 맞는가 싶다.


Screenshot_20260225_211952_Gallery.jpg


#안효원 #농부작가 #촌스타그램 #아파서시골에왔습니다 #자세

매거진의 이전글가즈아